경찰에 따르면 유부남인 정 씨는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던 2002년 8월경 경기 안산시의 A비디오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박모(20·당시 여고 2년생) 씨를 만나 1년여 동안 애인처럼 지냈다.
박 씨는 2003년 10월 말경 유부남과의 관계가 부담스러워 정 씨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다. 하지만 정 씨는 목검 등으로 온몸을 때리고 협박하며 박 씨를 한 원룸에 가둬두고 성폭행했다. 또 박 씨에게 학교를 그만두고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게 해 8000여만 원을 가로챘다.
정 씨는 성관계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신고하면 네 엄마와 학교에 퍼뜨리겠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원룸을 나갈 때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해 위치추적을 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박 씨는 정 씨가 자신을 처음 가둘 때만 해도 정 씨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고 부모에게 "잘 지내고 있으니 찾지 말라"고 전화해 부모의 속을 태우기도 했다. 박 씨의 부모는 가출 신고를 하고 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박 씨는 정 씨의 폭력에 견디다 못해 지난달 22일 원룸을 탈출해 경찰에 신고하고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