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쓰레기山이 생태계 보고로

  • 입력 2006년 5월 3일 03시 00분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하늘을 나는 무언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거대한 빌딩이 세워지면서 도심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새, ‘참매’였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2002년 녹지공간으로 탈바꿈한 월드컵공원의 생태계가 ‘부활’하고 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동식물전문가를 초빙해 2003∼2005년 월드컵공원의 생태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271과 1195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버려진 땅이 생태계의 보고로=서울시에 따르면 월드컵공원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수리부엉이를 비롯해 서울시 보호종인 참매 말똥가리 등 야생조류 15종과 양서류인 맹꽁이가 살고 있다.

또 멧돼지와 너구리 등 포유류 13종과 참붕어 밀어 등 어류 17종이 관찰됐다. 호랑나비와 사향제비나비 등 곤충류도 237종이나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월드컵공원의 생태계가 균형을 잡으면서 야생동물이 돌아오는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했다.

▽귀화식물 줄고 자생식물 늘고=월드컵공원의 생태계가 건강해지고 있다는 징후는 식물 분포에서도 엿보인다.

월드컵공원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외국에서 유입된 귀화식물 개체가 줄고 있다. 자생식물과의 경쟁에서 귀화식물이 밀리고 있는 것. 귀화식물은 2003년 124종에서 2004년 115종, 지난해 96종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작은조아재비, 사방김의털 등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미기록종 식물 12종이 처음 확인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월드컵공원에 동식물 개체가 증가하고 외래종 식물이 줄어드는 등 생태계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는 월드컵공원 생태계의 변화 과정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체계적인 자연 보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02-300-5571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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