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양강댐의 계측기 중 86%가 불량
현재 수리 중인 경북 영천댐, 경북 경주시 안계댐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계측기 불량률이 가장 높은 댐은 섬진강댐이다. 62대의 계측기 중 4대만 정상 작동해 불량률이 94%였다.
특히 수도권 일대 댐의 불량률이 높았다.
대표적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이 86%로 전국 2위였고 경기 가평군 청평양수댐(85%), 강원 춘천댐(81%) 의암댐(71%), 가평군 청평댐(58%)이 뒤를 이었다.
댐 관리 기관별로는 춘천댐 의암댐 등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용 댐의 계측기 불량률이 가장 높았다.
이로 인해 실제로 많은 댐이 계측기를 이용한 댐 안전 검사를 오랫동안 하지 못했다. 2000년 이후 팔당댐은 27개월, 의암댐은 13.8개월, 청평댐은 14개월 동안 댐 안전을 위한 기초 데이터 측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나마 있는 매설 계측기기의 관리도 허술했다.
일부 댐은 매설 계측기기를 수입하면서 수입신고필증조차 없어 어떤 기기가 어떻게 설치됐는지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경북 청도군 운문댐은 74대의 매설 계측기기 중 64대의 수입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경남 진주시 남강댐은 229대 중 139대의 원산지를 알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 바꿀 수 없다면 대안 찾아야
건설교통부는 최근 기상환경 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자주 내리면서 특정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최대강수량(PMP)’이 1988년 690mm에서 2003년 810mm(소양강댐 유역 기준)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국수자원공사 등 댐 운영 기관들은 댐 건설 시 매설한 만큼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계측기를 전면 교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자원공사는 “매설한 일부 기기가 낡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지만 물리탐사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댐의 안전성을 파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수자원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관련 지침에는 폭우 등 기상이변 시 댐의 물리적 변화에 따른 위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충남대 임희대(林熙大·토목공학) 교수는 “오래된 기기를 교체하기 어렵다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각 댐의 연한과 특성에 맞는 대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다목적댐의 매설 계측기 작동 현황 | |||
댐(공사 기간) | 총대수 | 정상 작동 | 고장 및 비정상 작동(비율) |
섬진강댐(1961∼65년) | 62 | 4 | 58(94%) |
소양강댐(1967∼73년) | 233 | 33 | 200(86%) |
안동댐(1971∼77년) | 69 | 64 | 5(7%) |
대청댐(1975∼81년) | 190 | 122 | 68(36%) |
충주댐(1978∼86년) | 144 | 123 | 21(15%) |
합천댐(1982∼89년) | 120 | 99 | 21(18%) |
주암 본댐(1984∼92년) | 89 | 54 | 35(39%) |
주암 조댐(1984∼92년) | 95 | 52 | 43(45%) |
임하댐(1984∼93년) | 144 | 142 | 2(1%) |
남강댐(1989∼2001년) | 179 | 154 | 25(14%) |
밀양댐(1991∼2001년) | 406 | 322 | 84(21%) |
부안댐(1991∼96년) | 147 | 110 | 37(25%) |
보령댐(1992∼98년) | 111 | 95 | 16(14%) |
용담댐(1992∼2001년) | 242 | 214 | 28(12%) |
횡성댐(1993∼2000년) | 110 | 58 | 52(47%) |
소계 | 2341 | 1646 | 695(30%) |
자료: 감사원,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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