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전남도청이 전남 무안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도청 내에서 열린 5·18행사는 항쟁의 마지막 날(27일)을 기념하는 부활제 뿐이었다.
올해는 ‘5·18민중항쟁 26주년 기념행사위원회’가 1980년 당시 항쟁지도부가 자리했던 옛 전남도청에 26년 만에 들어선다.
또 5·18의 흔적을 간직한 본관에서 ‘80년 광주’를 주제로 하는 전시회와 체험행사가 열린다.
행사위(상임위원장 박석무 5·18기념재단 이사장)는 지난달 10일부터 옛 전남도청 별관 2층(과거 도청 기자실)에 사무실을 차렸다. 기념행사가 마무리되는 6월 말까지 이 곳에서 머물 예정.
당시 항쟁지도부가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본관에 사무실을 열려고 했으나 수도시설이 없고 넓은 공간을 모두 관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별관을 선택했다.
본관 1층∼3층에서는 13일부터 25일까지 ‘광주, 한반도...ing’를 주제로 2006 오월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회에는 5·18을 형상화한 조각과 사진, 영상물, 그림, 만화, 문양 등 다양한 예술품이 방문객에게 5월의 뜨거웠던 열기를 전한다.
같은 기간 본관 1층에서는 방문객이 80년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나도 시민군’ 행사가 열린다. 시민군 상황실을 옛 모습대로 꾸미고 판화 찍기 등 이벤트를 마련한다.
또 17일 전야제 행사 때 본관 앞 마당에서 씻김굿 공연을 한다. 시민군 복장의 200여 명이 도청 건물에서 나와 금남로로 뛰어가는 모습을 연출한다.
옛 전남도청은 현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그러나 본관(연면적 505평)과 상무관(192평), 전남지방경찰청 본관(875평)은 철거되지 않아 5·18 희생자의 혼과 함께 살아 숨쉬게 된다.
행사위 상설기획단 김옥현 사무처장은 “5·18 행사 기간이 끝나더라도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가끔 열 계획”이라며 “본관이 5·18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추모 전시공간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18민중항쟁 26주년 기념행사위원회 062-223-5180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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