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활동의 ‘새 시대’ 여는 서울대 總學

  • 입력 2006년 5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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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가 어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을 비롯한 모든 학생 정치조직과의 분리를 선언한 것은 과격 학생 운동권과 결별하겠다는 뜻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 날짜로 한총련에서 탈퇴했으며 현 집행부 임기 중에는 어떤 정치조직에도 가입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비운동권 출신으로 당선됐던 황라열 총학생회장은 “운동권이 훼손시켜 놓은 ‘학생 없는 학생회’를 ‘학생이 주인이 되고 학생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원위치에 돌려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학생운동의 중심적 역할을 했던 서울대 총학생회의 탈(脫)정치 선언이다.

총학생회 측은 민주화 실현 이후 학생 운동권의 잘못을 세 가지로 지적했다. 첫째는 다수 학생의 관심에서 괴리된 운동이며, 둘째는 한총련과 같은 상부기구가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달하는 의사 결정의 비민주성을 꼽았다. 셋째는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운동방식이다. 최근 대학생 다수가 한총련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볼 때 학생 사회의 전반적인 정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총학생회는 학생회비의 상당액이 상부기구로 흘러들어가 학생 복지가 외면당했다고 밝혔다. 또 ‘반미 투쟁’ ‘독점자본 타도’와 같은 거대담론 때문에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이 무시됐다고 비판하면서 ‘위대함은 당연함에 깃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회가 학생을 위한 본연의 활동으로 회귀하는 것이나, 폭력 운동권이 퇴출의 운명을 맞는 것은 모두 당연한 귀결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선언은 학생 자치활동 역사에서 구시대의 종언(終焉)과 새 시대의 개막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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