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청도 소싸움경기장 내년 문연다

2004년 4월 공정 95% 선에서 시공업체의 부도 등으로 중단된 경북 청도의 상설 소싸움경기장(사진) 건설 공사가 최근 법적 공방이 마무리돼 이르면 이달 말 재개될 전망이다.

청도군은 그동안 사업비 780억 원이 투입된 이 공사에 추가로 15억 원을 들여 연말까지 사업을 완료해 내년 초 소싸움경기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그러나 2년 여 만에 공사를 재개하기 때문에 보수비용이 상당히 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경기 시행자인 청도공영사업공사와 자금을 투자한 ㈜한국우사회 간에 위탁운영의 범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2000년 7월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부지 2만4000평에 착공된 관람석 1만2000석 규모의 소싸움경기장은 개폐식 돔형 지붕 등을 갖춰 1년 내내 소싸움 경기를 할 수 있다.

▽청도군 방침=청도군은 시공업체인 동성종합건설 측과 2년간 계속된 법적 공방이 끝나자 공사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책임감리단과 함께 동성종합건설 등에 지급할 비용을 정산하고 있다.

청도군 김종현(金鍾鉉) 건설행정담당은 “동성건설이 4억 원을 추가로 지급해 달라고 주장하나 감리단이 지급액을 줄일 것을 요구해 협의 중”이라며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에 예정대로 이달 말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도군은 경기장 건물 일부에 누수 현상이 있으나 주요 시설에 큰 문제가 없고 이미 설치된 우권(牛券)발매기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각종 시설이 장기간 방치돼 보수비가 의외로 많이 들지 모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 제2부(재판장 손지열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동성종합건설이 청도군을 상대로 제기한 민간사업 시행자 지위 확인 소송 및 공사 방해 금지 가처분 이의신청 소송에서 원고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운영은 어떻게=청도군이 설립한 청도공영사업공사가 한국우사회에 위탁 운영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은 민간업자가 도박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우사회는 이 법률이 시행되기 전 청도군과 31년 9개월 동안 경기장을 무상 사용하는 내용의 실시협약을 체결했었다.

청도공영사업공사 이승철(李承哲) 상임이사는 “현행 법률은 위탁 범위를 경기장 운영, 우권 발매, 입장료 징수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핵심시설인 전산실 운영과 심판 및 조련사 선정 등의 문제를 농림부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우사회 측은 “현재까지 53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만큼 최대한 위탁 운영을 하고 나머지는 용역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운영관리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객은 1인당 100 원에서 최고 10만 원의 우권을 구입할 수 있으며 경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받게 된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