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전시교육청이 선정한 ‘제17회 한밭교육상’ 수상자 중 한 명인 학교법인 경금학원 윤경수(93·사진) 이사장.
사학(私學)의 ‘족벌경영’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윤 이사장이 설립한 대전 유성구 관평동의 중일고 교직원 60여 명에는 이사장의 친인척이 한 명도 없다.
교직 경험이 풍부한 그의 아내가 법인 이사로 참여할 뿐이다.
윤 이사장은 1987년 학교를 세웠다. 배우지 못한 한을 후학 육성으로 대신 풀기 위해 서울시에서 사업을 하면서 번 돈을 쏟아부었다.
학교 부지는 대전에서 가장 가까운 면소재지에서 찾았다. 이 곳은 나중에 대전에 편입됐다.
설립 초기에는 평준화 지역인 대전시내에서 탈락한 학생들이 입학했다. 지금은 평준화 학교로 지정된데다 대덕테크노밸리 등 주변에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도심 한 복판’ 학교가 됐다.
윤 이사장을 둘러싼 화제는 많다. 개교 후에 어려운 학생 40명을 선발해 3년간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지원했다.
2003년에는 개인 토지 1만 평(당시 평가액 30억 원)을 법인에 내놓았다. 학교는 이를 900명 수용 다목적 강당과 식당, 별관을 짓는데 사용했다.
다목적 강당의 이름을 윤 이사장 아호를 따 ‘추호체육관’으로 하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는 ‘관평체육관’으로 짓도록 했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자신이 세운 학교에 재산을 내놓고 학생에게 장학금을 준 게 무슨 자랑이냐며 한사코 거절했다. 1995년 교육부장관의 감사장과 2003년 대한민국 국민포장 수여식 때도 나타나지 않아 15일 열리는 시상식에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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