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참스승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 입력 2006년 5월 15일 0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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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제자 사랑은 ‘연중무휴’다. 제자와 학부모가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고 감사하는 스승의 날(15일)에도 스승의 제자 사랑은 계속된다.》

○퇴임교사 김무길 씨

충남 논산시 강경읍 중앙2동 황산초등학교 정문 네거리에는 누군가가 늘 서 있다.

2004년 2월 이 학교에서 평교사로 정년퇴임한 김무길(65) 씨가 아침 7시 반에서 8시 반까지 1시간 동안 교통정리를 한다.

재직 당시 학생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해 퇴직 후에도 걱정을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주의가 산만해 언제 위험에 처할지 몰라요. 교사는 수업 준비하랴 일반 업무 처리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제가 좀 한가해 졌으니 돕자는 거죠.”

학생들은 자신의 안전을 지켜주는 선생님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지난해 9월 김 씨가 몸이 아파 교통정리를 하지 못하자 학생들이 찾아와 안부를 물었다.

김 씨는 “학교를 떠났다고 사제지간의 사랑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교통정리가 끝나면 남부평생학습관이나 강경노인대학을 찾아 한글을 가르친다.

○천안중앙고 교사들

충남 천안중앙고 교사들은 해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준다.

11일 오후 3시 교무실에서 이청(17·3학년) 군 등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 26명에게 ‘스승장학금’ 1500만 원을 전했다. 이 중 9명은 1년 수업료 전액을 받았다. 스승장학금은 1996년 시작됐다. 공립학교로서 주변 사립학교보다 장학금이 상대적으로 적자 교사들이 제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자며 뜻을 모았다.

지금까지 230여 명에게 모두 1억5000만 원을 줬다. 86명의 교사들이 매달 5000∼10만 원을 월급에서 떼어 적립했다.

이청 군은 “선생님의 보은에 감사해야 할 스승의 날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승장학금을 관리하는 김정숙 교사(미술)는 “장학금을 위해 매달 지갑을 꺼내야 일이 쉽지 않지만 어려운 학생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천안중앙고는 지난해 충남도내 학교평가에서 최우수 학교로 뽑혀 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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