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와 수영장에 갔다. 난 수영하기 싫다. 그런데 수영 때문에 다른 학원은 안 가서 좋았다’는 식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 실력을 높이는 데 일기 쓰기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러나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난감하다. 일기 쓰기를 어떻게 지도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글쓰기 능력과 사고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
○ 어떻게 지도할까
김영미(36·경기 성남시 분당구) 씨는 매일 밤 준상(10)이와 하루 일과를 정리한다. “오늘 학교 가면서 어떤 일이 있었어?”라고 물으면 “커다란 진돗개를 봐서 무서웠어”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김 씨는 아들의 하루 일과를 시간과 장소별로 나눠 물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아보도록 자세히 묻는다. 이야기가 끝나면 일기로 정리하도록 습관을 들여 아이가 학교에서 일기상을 여러 번 받았다.
일기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쓸 거리를 찾는 것이다. 아이가 주제를 잡지 못해 고민하면 시간별, 장소별로 하루를 나눠서 기억해 보도록 하자.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과 장소에 해당되는 사건을 고르도록 도와줘야 한다. 정해진 범위 안에서 구체적으로 쓰면 글의 내용이 풍부해지고 자기 생각과 느낌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 재미있게 쓰기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아이의 일기장을 만들어 주자. 일기장은 한 권을 다 쓸 때마다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너무 두껍지 않은 것이 좋다. 그림도 그리고 연예인 사진도 붙이면서 일기장을 자꾸 열어 보게 해야 한다.
일기 쓰기가 지루할 때는 잡지나 신문에서 글씨를 찾아 오려 붙이는 일기를 쓰게 해도 좋다. 좋아하는 글을 찾아 붙이고 시나 소설의 구절을 옮겨 적게도 해 보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생각을 펼치기 힘들어도 아이가 글쓰기에 흥미를 붙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재미있는 사진이 있다면 일기장에 붙이게 하는 것도 좋다. 사진을 붙인 후 어떤 일이 있었고 느낌은 어땠는지 적게 한다. 입장권을 붙이거나 신문기사 형식으로 적어 보고 만화를 그려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다양한 일기를 쓰자
딱딱한 일기는 지루해 흥미를 잃기 쉽다. 보고서, 관찰문, 동시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일기를 쓰게 하면 문장력과 관찰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친구나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 일기, 음악회나 전시회를 다녀온 후에는 감상문 일기, 여행을 가서는 기행 일기를 쓰게 하면 좋다.
김현지 웅진교육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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