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부모와 학생이 수학을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과목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는 누구나 수학을 잘할 수 있다. 공부하는 방법, 공부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을 뿐이다.
수학 문제는 수학 시간이 아니더라도 주위에 많이 있다. 교실의 가로와 세로 길이는 몇 m인지, 한 걸음의 너비는 몇 cm인지 생각해 보았는가? 만약 내가 마시는 물의 양이 몇 mL인지 알아보고 재 보는 습관을 평소에 갖는다면 수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없앨 수 있다. 소방관이 꿈이라면 고무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의 각도에 따라 멀리 나가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예로 들어 수학의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공부의 핵심 가치를 알면 아이는 저절로 책상 앞에 앉게 된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부모가 옆에서 아이에게 식을 쓰라든지, 방정식으로 풀라는 등 시시콜콜하게 간섭하면 아이는 수학에 흥미를 잃게 된다. 아이가 모르는 것을 체크한 후, 학교 선생님께 물어 보게 하고 그 후 제대로 알아왔나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수학 실력은 올라간다.
○ 실력을 객관적으로 진단하자
자녀의 학습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 취약한 부분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실력을 진단했다면 자녀 수준에 맞는 문제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수준에 맞지 않는 교재를 고르면 수학을 어려운 공부로만 인식할 수 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다시 돌아가 차근차근 공부하게 하자. 수학은 기초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 수학은 아래 학년의 공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학년의 공부를 해낼 수가 없다.
○ 작은 성취감부터 느끼게 하자
학습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려면 아이의 수준에 맞거나 한 단계 낮은 교재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쉬운 문제를 정확하게 푸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 다양하게 풀게 하라
부모는 자신들이 알고 있는 방법으로 자녀에게 수학을 가르치려 한다. 수학 문제를 풀 때 중요한 것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한 가지 문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생각의 폭이 넓어져 어려운 응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신감이 생긴다. 다음 문제를 예로 살펴보자.
[문제] 학과 거북을 합하여 10마리가 있습니다. 다리의 수를 세어 보니 모두 24개였다면 학은 몇 마리입니까?
[풀이1] 학의 수를 x, 거북의 수를 y라 하면
x+y=10,…4x+4y=40
2x+4y=24
첫 번째 식에서 두 번째 식을 빼면
2x=16, x=8
[풀이2] 학의 수를 x라 하면 거북의 수는 10-x이므로
2x+4×(10-x)=24
2x+40-4x=24
2x=16, x=8
대부분 위의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로 풀 것이다. 첫 번째 풀이법은 연립방정식으로 접근한 중학교 2학년 수준의 문제 풀이 방법이다. 두 번째는 초등학교 6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수준의 풀이 방법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방정식을 모르고도 풀 수 있다. 방정식이 아니면 풀 수 없을 것 같지만 다른 방법으로 쉽게 풀 수 있다.
[풀이3] 모두 거북이라고 가정하면 다리의 수는 4×10=40(개)일 것이다. 그런데 다리가 24개인 까닭은 모두 거북이 아니라 학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은 거북보다 다리가 2개씩 더 적으므로 (학의 수)=(40-24)÷2=8(마리)이다. 방정식을 배우지 않아도 세 번째 방법이 훨씬 쉽게 느껴진다.
○ 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자
수학을 잘하려면 예습과 복습을 착실히 해야 한다. 문제를 풀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은 많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복습보다 예습이 더 중요하다. 예습을 하면 그날 배울 수업 내용을 아이 스스로 예상할 수 있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신감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수학이 재미있어진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수업 내용이 훨씬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 때문에 복습시간도 줄어든다.
박명전 왕수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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