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중고교 중간고사 서술-논술형 문제 분석

  • 입력 2006년 5월 16일 03시 03분


《올해부터 중고교의 서술·논술형 평가가 1, 2학년으로 확대되고, 비중도 40%까지 늘었다. 고교의 경우 대입전형에서 학생부 성적(내신)의 비중이 커지면서 서술·논술형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지역 중고교의 1학기 중간고사 문제를 분석해 앞으로 서술·논술형 평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알아본다.》

[중학교]

▽국어=주어진 조건에 따라 본문을 찾아 쓰거나 내용을 요약하는 문제가 가장 많이 출제됐다. 창의적인 생각을 쓰는 문제와 독서 내용 확인 문제가 많았고 글쓴이의 의도 파악, 시구의 의미 쓰기도 많이 출제됐다.

1학년의 경우 본문 내용을 확인하는 문제는 쉬웠으나 조건이 제시된 문제에서 조건을 충실히 지키지 않아 감점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2학년은 글쓴이가 전달하려는 의도를 물어보는 문제와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작문에서 어려움을 느꼈으며 독서 내용 확인 문제에서 고득점자가 갈렸다.

평소 수업시간에 충실했는지 묻기 위한 본문 빈칸 넣기 문제도 많은 학생이 어려워했다.

▽영어=창의력과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영작부터 계절의 특징과 자신의 활동 서술하기, 주어진 그림을 보고 영어로 설명하기 등 어려운 문제가 많았다. 빈칸 채우기, 날짜 쓰는 순서, 가족 호칭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영어 표현을 묻는 다양한 문제가 고루 출제됐다.

1학년은 대부분 교과서와 수행평가, 수업시간에 나눠준 유인물에서 출제됐다. 2, 3학년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올바른 영어표현과 활용 능력을 측정하는 유형이 많았다.

▽수학=계산 및 풀이 과정 쓰기와 풀이 과정의 빈칸을 메우는 문제가 많았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어렵게 출제됐다.

1학년은 학교 수업에 기초한 쉬운 문제가 많이 출제됐으나 길고 복잡한 계산을 요하는 문제와 딸림 문제가 많은 유형은 평소 수학공부가 부족한 학생에게 어려웠다. 2학년은 객관식이 어려웠다. 사고력과 개념 응용이 필요한 문제가 서술형으로 많이 출제돼 수학에 자신이 없는 학생은 점수를 얻기 힘들었다.

3학년은 단순 계산 문제뿐 아니라 고교 과정과 연계된 심화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으며 전반적으로 난도가 지난해에 비해 높아졌다.

▽사회=대부분 사회과목 시험은 기본 개념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답형 문제를 포함해 개념 관련 서술형 문제와 사진이나 도표 등 제시된 자료를 분석하는 문제가 많았다. 인과관계와 사건 및 과정의 순서를 묻는 문제도 눈에 띄었고 간척사업이나 지방선거와 관련한 시사성 문제도 포함됐다.

▽과학=기본 개념과 원리를 묻는 유형이 많이 출제됐다.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학 현상과 과학 실험을 다루는 문제가 많았고 형성평가와 실험평가 관련 문제를 많이 다뤘다.

과학실험 내용을 응용해 원리가 같은 생소한 실험에 대해 묻거나 실험 결과를 주고서 그 원인을 몇 가지 적어보는 유형 등이 까다로운 문제에 속했다.

[고등학교]

▽국어=완성된 문장이나 단락으로 답할 것을 요구한 문제들은 대학별 고사를 연상케 했다. 모든 서술형 문제에서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 호응 등 언어 규범을 채점 기준으로 삼았다.

서술형 문제는 배점이 높지 않고 부분 점수를 허용했기 때문에 체감 난도는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모든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아 높은 점수를 얻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답을 알면서도 답안 작성에서 틀리는 경우도 많아 중위권의 변별력은 서술형보다 객관식에서 높을 것으로 보인다.

주어를 주고 서술어를 완성하는 문제나 빈칸을 채우는 문제 등 조건을 충족시키는 문제가 많았고 논지와 관련해 본문에서 구체적 예를 찾고 현실에 적용하는 문제도 눈에 띄었다.

▽영어=문법적 지식을 묻는 문제가 여전히 많지만 지문 내용을 이해해 서술형으로 풀어내는 문제도 많았다. 많은 학교에서 교과서 외에 부교재도 시험에 반영했다. 서술형의 난이도는 문제 유형과 관련이 있다. 어휘 어법 문제는 쉽게 풀 수 있지만 대동사나 지시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풀어쓰거나 독해 지문을 조건에 맞춰 영어로 요약 서술하는 경우 문장 암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정 문법을 이용하거나 어휘 재배열해 문장 만들기, 지문이나 대화를 읽고 문체 바꿔 서술하기, 주제 요약 문제가 많았다.

▽수학=객관식 문제의 난도가 높아졌고 서술형 문제가 크게 증가했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새롭게 시도한 학교도 많았다. 지난해는 단답식의 문제가 많았지만 올해는 대부분 학교에서 서술식 답안을 요구했다.

서술형 배점은 객관식 문제의 1.5∼2배였다. 난도는 높지 않았지만 답안 작성 과정에서 꼭 필요한 과정을 쓰지 않거나 엄밀한 정의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계산에 사용된 정의와 정리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경우 감점을 받는다. 기본학습 및 심화학습 문제의 풀이 과정, 증명 문제가 많았고 귀류법을 이용해 무리수를 증명하는 문제도 있었다.

▽사회=대학별 고사 유형에 맞춰 주관적 의견을 요구하는 논술형이 많았다. 일부 학교는 논술형 수행 평가로 대체하거나 5∼10개의 논제를 미리 주고 그 중 일부를 출제하기도 했다. 국사는 역사적 평가나 의의를 묻는 문제와 고대국가의 성격, 역사의식을 묻는 문제가 많았다.

▽과학=서술형 문제는 단답식 문제와 계산 문제가 많았다. 형식은 서술형이지만 답은 간단한 암기와 이해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수능시험 수준의 깊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거의 없어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이면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보학원 김범찬 부원장은 “시험 문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의무화되면서 고교의 문제가 정교해지고 난도가 한층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