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돼지우리면 어때…일만 잘하면 되지”

  • 입력 2006년 5월 17일 03시 02분


“공무원이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지, 돼지우리면 어떤가?”

취임 후 몸을 낮추고 말을 아껴온 유시민(柳時敏·사진) 보건복지부 장관이 특유의 독설(毒舌)을 해 공무원들이 언짢아하고 있다.

유 장관은 취임 100일(19일)을 앞둔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복지부 사무실이 경기 안양시 평촌 등 4곳에 흩어져 있는 것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여건이 어렵다”며 이같이 발언했다.

이에 대해 정부과천청사의 한 공무원은 “일의 효율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는 알지만 그렇다고 해도 돼지우리에 비유한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유 장관은 자신의 이름을 새겨 배포한 시계 사건과 관련해 “은수저를 선물로 주더라도 포장지에 이름을 새기면 괜찮고 수저 표면에 새기면 문제가 되느냐. 너무 구태의연한 비판이 아닌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그럼 앞으로 시계도 선물하지 않고 이름도 안 새기고 모두 모나미 볼펜으로 교체하겠다. 그럼 된 거 아니냐”고 비꼬았다.

바로 전날 여야 서울시장 후보에게 국립서울병원의 재건축 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돌린 것과 관련해서도 유 장관은 “복지부 장관의 본질적 업무인데 그걸 문제 삼은 정치부 기자들이 더 문제가 아닌가”라며 직설적으로 맞받아쳤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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