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사정 복귀놓고 내부갈등 재연

  • 입력 2006년 5월 17일 16시 47분


민주노총이 노사정대표자회의 복귀를 놓고 내부 노선투쟁을 재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당초 16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노사정대표자회의 복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찬반이 엇갈려 23일 회의를 다시 열어 결정키로 했다.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온건파는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방안(로드맵)' 처리 등을 논의하려면 회의에 복귀해야 한다"며 대표자회의 복귀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표자회의에 복귀하지 않으면 노동계의 주장이 배제된 채 노사관계 로드맵이 처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사관계 로드맵에는 노조 전임자의 임금 지급 금지, 복수 노조 허용 등 노동계에 영향을 미칠 사안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온건파는 또 노사관계 로드맵 논의에 참여하지도 않은 채 투쟁에 나서면 여론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내비쳤다.

반면 강경 좌파 측은 "비정규직법 추진 과정처럼 민주노총이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석해봐야 들러리 역할에 불과할 것"이라며 대표자회의 복귀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산하 연맹별로 일주일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23일 회의에서 대표자회의 복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강경파와 온건파의 입장이 엇갈려 23일 회의에서도 쉽게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대표자회의 복귀를 둘러싼 갈등은 올 초 새 위원장 선출과정에서 나타난 노선 투쟁 양상처럼 첨예하지는 않다"며 "23일 회의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로드맵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보고 6월까지 로드맵을 집중 논의한 뒤 9월 국회에서 처리를 시도키로 한 상태다.

민주노총이 대표자회의에 복귀하면 '사회적 대화'가 탄력을 받겠지만 대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자회의 복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민주노총의 내부 갈등이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도 재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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