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수업 겸임 상담교사로는 다양한 유형의 청소년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전국 지역교육청에 전문상담순회교사를 배치하여 학교 상담활동을 지원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2009년까지 전국의 초중등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1명씩 배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청소년 문제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말하고 한국의 학교 교육이 교육 복지를 지향하는 새로운 출발점에 선다는 의의도 있다.
학교 상담은 당장 눈에 띄는 일은 아니지만 한 학생의 장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것이다. 학교 폭력과 학생 범죄를 예방하고 학교생활 부적응을 개선하는 일 외에도 공부의 목적과 올바른 비전을 제시해 준다. 이는 대인관계와 인격 향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교육부는 전문상담교사의 수요에 맞춰 2년 시한으로 전국 교육대학원에 전문상담교사 양성 과정을 설치하도록 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예산 사정에 변동이 있으면 전문상담교사의 임용고사 정원이 확보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 문제는 정부의 한 부처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 함께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따라서 정부 예산이 꼭 확보되어 2009년까지 전문상담교사가 학교당 1명씩 순차적으로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청소년 문제 해결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그 부담이 해마다 누적돼 결국에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해 다음 세대를 어렵게 할 것이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도 방치하면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격언이 있다.
공교육을 살리려면 충실한 수업과 생활지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통한 교과교육 살리기와 학교 상담 활성화가 필요하다. 학교 교육의 양 축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사교육 쪽으로 옮겨 갔던 교육의 무게중심이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김희대 한국전문상담교사·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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