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2월 서울구치소에서 남자 교도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자살한 K 씨 사건을 계기로 청주여자교도소 등 여성 교정시설 5곳의 재소자 969명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17일 밝혔다.
인권위의 설문에 응한 732명 가운데 143명(20%)이 교도소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지적한 성폭력은 음담패설(21명), 신체에 대한 놀림(14명), 신체적 접촉(13명), 치근덕거림(4명), 포옹이나 키스(1명), 기타(25명) 등이었다.
‘누구한테 성폭력을 당했느냐’는 질문에 응답한 110명 가운데 60명(55%)이 여자 교도관을 들었다. 이어 동료 수용자 21명(19%), 남자 교도관 11명(10%), 기타 18명(16%) 등의 순이었다.
인권위는 “조사 대상자 가운데 331명이 ‘신체검사 때 성적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다’고 대답하는 등 교도소 입소 시 신체검사에서 성폭력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여성 재소자의 신체검사는 여자 교도관이 맡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신체검사가 정해진 장소가 아닌 사무실 등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교도관들이 재소자에게 옷을 전부 벗도록 지시한 뒤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게 하고 생리 기간에 생리대까지 상세히 검사하는 등 인권 침해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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