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크털로 장식된 로베르토까발리 코트(650만 원 상당), 양주 루이13세(300만 원), 샤넬 핸드백(230만 원), 테두리가 밍크로 된 세이블 캐시미어 숄(100만 원), 발렌티노 숄(30만 원), 발렌티노 스카프(50만 원), 구찌 머플러(40만 원), 페라가모 넥타이 2개(24만 원).’
이는 신 씨가 올해 1월 4일 자신의 집 앞에서 성낙합(成樂合·사망) 전 서울 중구청장의 부인 박모 씨의 인척 장모(58·여·구속) 씨에게서 한꺼번에 받은 명품 8종류의 목록이다. 검찰이 16일 장 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 이 같은 목록이 들어 있다. 일반인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물건들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송찬엽·宋讚燁)는 “신 씨가 받은 8종류의 명품은 모두 1424만 원어치”라며 “신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체리 1상자도 ‘덤’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장 씨는 명품을 건넨 이틀 뒤 강남구 압구정동 모 일식당에서 박 의원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미화 21만 달러(약 2억 원)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장 씨는 식사를 마친 뒤 식당 주차장에서 공천 청탁과 함께 21만 달러가 든 쇼핑백을 신 씨에게 전달했으며 이 과정을 박 의원도 보고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신 씨는 다음 날 이 돈을 장 씨에게 돌려줬다.
장 씨는 17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신 씨가) 돈이 적어 돌려준 것으로 생각하고 사흘 뒤 신 씨를 다시 만나 1억 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도 주려고 했지만 신 씨가 ‘현금이 좋다’고 해 3억 원을 준비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장 씨는 “실제로 3억 원을 건네지는 못했다”고 진술했다.
신 씨는 검찰에서 “처음부터 선물이나 돈을 받을 생각이 없었으며 현금 얘기도 장 씨가 꾸며 낸 거짓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받은 물건들도 모두 장 씨에게 돌려주려고 했는데 장 씨가 가져가지 않아 3월 한나라당 클린센터에 모두 반납했다”며 “나는 차 안에 있었기 때문에 아내가 쇼핑백을 받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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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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