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격전지]부산 동래구청장…패기냐 연륜이냐 경험이냐

  • 입력 2006년 5월 22일 07시 17분


부산 동래구청장 선거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이재웅 국회의원의 대리전 양상을 띠는 데다 40대 초반의 열린우리당 후보까지 가세해 부산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전 의장 비서 출신인 이진복 현 구청장은 “이 의원과의 갈등으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며 “이 의원의 ‘사천(私薦)’을 심판하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지난 총선 때 이 의원과 맞붙은 한나라당 최찬기 후보는 이번에는 이 의원의 지원을 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열린우리당 김은호 후보는 유일한 동래고 출신임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는 “부산에서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이라는 사고방식은 이젠 사라질 것”이라며 “이번 공천은 후유증이 큰 만큼 틈새를 파고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패기와 순발력을 앞세운 그는 “온천장 일대를 문화와 휴양의 중심지로 개발하고, 노인 돌보기 사업 등으로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화장품 업체 대표인 한나라당 최 후보는 “동래구는 몇몇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기업경영의 노하우를 행정에 접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래를 변화의 중심 도시로 만들고 싶다”면서 “당선되면 금강공원 국민건강단지 조성, 동래읍성축제 지원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이 후보는 “재임 중 60여 회에 걸친 각종 자치단체 평가상 수상은 그만큼 일을 열심히 잘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역 현안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그는 온천장 일대 뉴 타운 조성과 복합쇼핑몰 조성, 개방형 도서관 확충, 동래읍성축제 경쟁력 강화 등 현안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를 물려주고 받은 박 전 의장과 이 의원은 이번 동래구청장 후보 공천 문제로 사실상 등을 돌린 상태.

박 전 의장은 최근 무소속 이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 의원을 겨냥해 “(자리를 물려준 데 대해)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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