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 사용때 '청소년입니다' 방송 사라진다

  • 입력 2006년 5월 23일 16시 55분


일반학교에 다니지 않고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김 모(17) 군은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를 시간에는 가급적 버스를 타지 않는다. 청소년용 교통카드를 사용할 때 울리는 '청소년입니다'라는 안내 방송 때문이다.

청소년이라는 방송을 들은 일부 승객들이 "학생이 이 시간에 학교에 안 있고…"라며 소곤대는 것을 두서너 차례 들은 후부터 김 군은 해당 시간에 그냥 지하철을 이용한다.

이르면 7월부터 버스교통할인카드 안내 '청소년입니다'가 사라진다. 김 군처럼 일반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 점심시간대에 버스를 탈 때 불량 청소년으로 오해받는 등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버스교통할인카드의 '청소년입니다'의 안내 방송이 당사자 동의 없이 신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청소년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없애기로 서울시와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는 청소년 신분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면서 운전자가 할인 대상인지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서울시 외에도 버스교통할인카드를 사용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도 '청소년입니다'라는 교통카드 할인 안내 방송을 없애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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