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난지도골프장, 공원으로 바뀌나

  • 입력 2006년 5월 24일 03시 03분


‘난지도골프장을 시민 품으로?’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난지도골프장을 시민공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루 240명이 이용하는 골프장보다는 시민 10만 명이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바꿔야 한다”는 시민단체 요구를 한동안 외면해 왔던 서울시가 공원화를 적극 검토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데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한나라당 오세훈, 열린우리당 강금실,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 등이 모두 공원화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공원화로의 선회에는 민선 2기 때 이뤄진 골프장 조성 결정이 애초부터 잘못이었다는 이명박 시장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난지도골프장은 운영주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땅 소유주인 서울시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무료 개장되고 있다.

서울시는 다음 달로 예정된 시장 당선자 업무보고에 ‘난지도골프장 공원화 계획’을 포함시키기로 하고 구체적인 추진방법에 대한 면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쌍방의 합의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선이지만 공단 측이 합의하지 않더라도 계약 해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시 거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87.1%가 공원화에 찬성했고, 10.4%만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되는 게 순리일 것”라고 덧붙였다.

공원화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공단은 준공 즉시 시설물을 서울시에 기부해야 한다’는 협약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점을 들어 협약을 해지한 뒤 현재 도시관리계획상 ‘체육시설’로 돼 있는 난지도골프장을 ‘공원’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그러나 공단 측이 이에 반발해 협약 해지는 무효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공원화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으로 예상돼 3년가량의 지루한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는 아울러 공단이 골프장 조성에 투자한 비용 146억 원과 매월 1억5000만 원으로 알려진 인건비와 관리비를 더한 금액을 보상하는 것도 무방하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11만여 평의 공원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그만한 비용은 부담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공단 관계자는 “골프장을 만들어 놓고 이를 공원화한다면 결국 시민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원화를 추진한다면 법적 대응을 통한 권리구제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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