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씨는 "나한테도 한달에 한두차례씩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독촉해 사건이 터지기 보름전 쯤 한번 만나 점심을 사주고 10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그는 "주변에 지씨를 아는 대부분의 친구들은 찾아온 지씨에게 용돈으로 쓰라며 돈을 조금씩 줬다"고 덧붙였다.
지 씨의 휴대전화 이용 요금에 대해 H씨는 "'휴대전화 이용 요금을 내지 못해 정지를 당했는데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돈을 얻어 다시 개통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전화통화를 즐겨한 것으로 나타났다.
H씨는 "어렸을 때 친구 집에 가면 한 두시간씩 전화통을 붙들고 있었다"며 "이 때문에 지 씨가 놀러올 때 집 전화기를 아예 숨겨버리는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H씨는 "지 씨로부터 '국회의원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구직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 씨가 정치인들이 직장을 구해주는 사람들이라는 사고방식을 지닌 것으로 당시 느꼈다"고 설명했다.
지 씨는 지난해 1월 한나라당 집회에서 곽성문 의원을 폭행한 뒤 H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자랑했고 '큰 건을 터뜨려 억울함을 호소하겠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 씨는 '한나라당을 혼내줘야 한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악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H씨는 "지 씨가 '전두환, 노태우가 만든 민정당 때문에 억울한 옥살이를 했는데 민정당이 곧 한나라당 아니냐'고 이유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 씨는 H씨에게 옥살이에 대한 억울함을 여러 차례 호소하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했다.
H씨는 "지 씨가 정수기 회사에 취직한 뒤 전화를 걸어 곧 부장자리를 얻을 것이라고 자랑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정수기 판매 교육을 받았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지 씨는 정수기 회사에서 100만원이 넘는 정수기를 구입해야 수당을 지급하고 정식사원으로 인정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H씨와 최근까지 지 씨와 함께 생활한 정모 씨에 따르면 지 씨는 지난 2월말 한국갱생보호공단 인천지부에서 나온 후 정수기 회사에서 교육을 받은 일주일 정도를 제외하고는 최근까지 별다른 직업 없이 지냈다.
한편 한나라당 인천시 모 구 지구당 전(前) 부위원장이었던 H씨는 자신이 "한나라당 당원"이라고 밝혔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