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로등은 밤에 산책 나온 시민과 대나무 숲에 서식하는 철새를 동시에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아이디어 제품.
시는 2004년 12월 태화강 대나무 숲(14만5000m²)에 대나무 산책로와 죽림욕장 벤치를 설치하는 등 생태공원으로 개발했다. 이 공원은 울산대공원과 함께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휴식 및 운동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시는 산책로에 가로등을 설치하려 했으나 환경단체가 “대나무 숲에 날아와 잠을 청하는 철새들의 잠자리를 방해한다”며 반대했다. 이곳에는 총 22종 5만2000여 마리의 철새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가로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대나무 숲 옆 강변 가로등도 숲 쪽으로는 검은 페인트로 칠해 불빛이 비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밤에 산책 나온 시민들이 넘어지는 등 안전사고가 속출하자 시는 환경단체와 난쟁이 가로등을 설치키로 했다.
지난달 11일부터 2억 원을 들여 산책로 1.4km 구간에 10m 간격으로 설치된 이 가로등은 높이 50cm의 원통형으로 불빛이 산책로만 비추도록 제작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난쟁이 가로등은 인간과 자연이 상생(相生)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태화강 대나무 숲 산책로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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