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현재 국내 인구는 남자 2362만4000명, 여자 2365만5000명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3만1000명 많다.
여자 100명당 남자 수를 나타내는 성비는 99.5로 성비가 100 아래로 내려온 것은 1944년이후 처음이다. 즉 인구 구성의 여초(女超)현상은 해방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여성 인구가 증가한 이유는 젊은 부부 사이에 남아선호 경향이 줄어든 데다 여성 노년층 인구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944년에 여자가 더 많았던 것은 징용과 독립운동으로 국내에 남아 있는 남성이 적었던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조사 결과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4727만9000명으로 5년전인 2000년의 4613만6000명보다 2.5%가 늘어났다.
이중 외국인을 제외한 내국인 4704만1000명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436만5000명으로 2000년의 337만2000명과 비교하면 5년간 연평균 5.3%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인구 비중(내국인 기준)은 9.3%로 5년전의 7.3%에 비해 2.0%포인트가 높아지면서 10%에 육박하게 됐다.
반면 0~14세는 963만9000명에서 898만6000명으로 연평균 1.4%가 줄어 인구 비중이 20% 아래로 하락했다.
특히 0~4세는 매년 4.8%가 감소해 5년전보다 총 24% 줄어 238만2000명에 머물렀다.
15~64세는 3369만명으로 5년전의 3297만3000명보다 연평균 0.4%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국내 인구분포는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항아리형'으로 저출산 구조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65세 이상의 노년 인구를 0~14세의 유소년 인구로 나눠 계산하는 노령화지수는 48.6%로 5년전의 35.0%에 비해 13.6%포인트 올라갔다.
노령화지수는 85년 14.5%, 90년 19.4%, 95년 25.8% 등에 머물렀으나 작년에는 50%에 가까워졌다.
또 한국의 중위 연령은 35.0세로 5년전의 32.0세에 비해 3.0세가 올라가 미국의 36.1세에 가까워졌다.
전신애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선진국들의 연령별구조는 종형인데, 한국은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항아리형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갈수록 항아리형태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53.1%였으며 종교별로는 불교 22.8%, 개신교(기독교) 18.3%, 천주교 10.9%, 원불교 0.3%, 유교 0.2%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천주교는 10년전인 95년에 비해 219만5000명이 늘어났다.
이와 함께 전체 인구 가운데 북한에 이산가족을 두고 있는 인구는 7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북한에 부모를 갖고 있는 사람은 4만8000명, 형제자매를 둔 사람은 7만6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인구를 보면, 경기도가 1041만5000명으로 5년전의 898만4000명보다 15.9%가 늘어났고 서울은 989만5000명에서 982만명으로 0.8%가 줄었다.
센서스 기준으로 경기 인구가 서울을 추월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인구 추계로는 2003년부터 경기 인구가 서울 인구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비싼 서울에서 인접 지역인 경기 수도권으로 인구가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사 기준일 현재 수도권 인구의 비중은 2000년 46.3%에서 2005년 48.2%로 올라갔다.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수원시 인구가 104만4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치구중에는 서울 노원구가 60만4000명으로 최고로 많았다.
시군구 가운데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양천구였고 가장 낮은 곳은 강원도 인제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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