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가로등 번호로 사고지점 알린다

  • 입력 2006년 5월 29일 03시 01분


도로변 가로등이 첨단형 도로관리시스템에 활용된다.

방법은 이렇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단말기를 통해 각 가로등의 위치를 지도에 입력한다. 도로에 위험한 물체가 떨어져 있거나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대로 ○○번 가로등’이라는 정확한 위치 신고가 가능해지며 교통경찰이나 응급구호진이 15분 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28일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동부간선로 남부순환로 노들길 등 서울 지역 자동차전용도로에 설치된 1만2200여 개의 가로등에 고유 식별번호를 붙이고 개별 위치를 GPS 단말기를 통해 지도상에 입력하는 시스템 구축작업을 시작했다.

새 시스템은 올 10월 정상 가동되며 내년에는 폭 20m 이상의 모든 서울시내 도로로 확대될 예정이다.

▽경찰서-소방서 위치표시도 통합=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이 제도의 실시에 앞서 올 3월부터 교통사고, 도로 위 방해물, 시설물 파손, 불법 노점, 불법 주차 등을 제보하는 시민들에게 물질적 보상을 해 주는 일종의 ‘파파라치’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번 가로등 표지제 실시로 신고는 더욱 간편해진다.

예를 들어 올림픽대로 1234번 가로등(‘올-1234’)으로 신고가 접수되면 공단 전산망에 번지까지의 상세한 주소 정보가 나타나는 한편 구청 경찰서 소방서 시설관리공단 등 사안별로 현장에 출동할 기관과 담당부서 전화번호가 모니터에 표시된다.

공단 당직자는 신고내용에 따라 △불법 상행위 단속이나 불법 주정차 단속, 도로 청소 등은 구청 △교통사고 조사는 경찰서 △응급구조나 화재진압은 소방서 등으로 분류해 담당기관에 통보한다. 구청 경찰서 소방서의 PC에도 동일한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어 ‘올-1234’를 입력하면 공단에 문의하지 않아도 정확한 지점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는 신고내용이 불명확해 어디로 출동해야 하는지 막연하고 기관별로도 위치 표시가 달라서 사고 처리가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위험물이 도로 위에 방치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제2, 제3의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뿌리 내리는 ‘도로 파파라치’=새 시스템이 손과 발을 움직이게 하는 두뇌라면 ‘도로 파파라치’는 눈과 귀의 역할을 담당한다. 공단 소속 순찰차량과 작업차량 등 평균 30여 대가 늘 자동차전용도로 위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전 도로를 빠짐없이 살피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3월 중순 ‘도로사랑 서포터스’라는 이름으로 파파라치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 500여 명의 운전자가 회원으로 등록하고 시민 제보를 하고 있다. 제보 내용은 도로에 떨어진 방해물을 비롯해 쓰레기, 고장차량, 교통사고, 시설물 파손, 불법 주차, 불법 상행위 등으로 하루 평균 7, 8건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김순직 공단 이사장은 “연말에 우수 제보자 200명을 선정해 문화상품권으로 답례를 할 계획”이라며 “신속한 시민 제보는 현장 출동시간을 단축시키고 위험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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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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