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거문도에서 발견된 일제 군사시설은 일제가 국내에 건설한 군사시설 중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는 28일 “동도(東島)와 서도(西島), 고도(古島) 등 거문도 주요 섬 3곳에서 일제가 광복 직전 강제 징용한 한국인과 일본인을 동원해 만든 군사시설 중 현재까지 터널 12개와 참호 2개, 방벽 1개, 지하갱도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에 따르면 동도 동도리에서만 터널 9개가 발견됐고 서도 덕촌리에서 터널 2개, 서도 불탄봉 정상 부근에서 터널 1개와 T자형 참호 2개, 고도 거문리 회양봉 중턱에서 80m 길이의 방벽 1개가 발견됐으며 서도 음달산 정상 부근에서 지하갱도 흔적이 발견됐다.
이 시설물들은 1944년 말부터 1945년 광복 직전까지 거문도에 주둔한 일본군이 일본인과 거문도 주민 100여 명, 함경도 출신 기술자들을 강제로 동원해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도에서 발견된 9개 터널 중 7개는 해안가에 있었고 배를 댈 수 있도록 콘크리트 접안시설까지 갖췄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진상규명위 김윤미(26·여) 조사관은 “일제 말기에 일본이 연합군에 밀리면서 방어를 위해 한반도를 어떻게 이용했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며 “이번 발견은 제주도 이외 지역의 일제 군사시설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의 시작으로 6월경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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