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1300만원짜리 녹차세트 어이할꼬”

  • 입력 2006년 5월 30일 06시 51분


“싼 물건이 아니어서 아무 곳에나 둘 수도 없고….”

경남 하동군 최치용 녹차연구소설립팀장은 최근 고민거리가 생겼다.

21일 하동야생차문화축제의 특별 이벤트로 마련된 ‘천년차’ 경매에서 1300만 원에 녹차세트를 낙찰 받은 명원문화재단 김의정 이사장이 이를 하동군에 기증했지만 마땅한 전시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천년차 세트는 하동군청 ‘모처’에 보관돼 있다. 천년차 100g은 수령 1000년의 차나무에서 딴 잎으로 만들었다.

하동군은 당초 기증받은 천년차를 화개면 운수리 하동차문화센터에 전시하려 했으나 도난 등 보안 문제가 제기됐다.

녹차와 다기, 녹차 관련 서적 등이 전시된 300평 규모의 문화센터 전시실은 청소원 1명만이 배치돼 있을 뿐 상주 관리자도 없고 방범장치도 허술하다. 바로 옆 녹차체험장에 직원 2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보안 여건은 마찬가지다.

천년차는 경매 과정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아 관람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팀장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 기증자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전달식을 갖고 전시 및 보관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하동군은 천년차의 내용물을 김 이사장에게 주고, 찻숟가락 등 다구만 전시할 예정이었으나 방침을 바꿔 모두 전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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