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정오의 예술마당’에 초청받은 시각장애인들

  • 입력 2006년 5월 31일 06시 26분


“저희들은 마음의 눈으로 예술을 감상하죠.”

매월 넷째 주 수요일만 되면 대전시청 2층 로비에서는 ‘아름다운 만남’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정오의 예술마당’을 3년 째 찾는 대전시립산성복지관 시각장애인 10여 명과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대전시청 행정 도우미가 주인공이다.

정오의 예술마당은 대전시립합창단 및 교향악단 등 대전시립예술단이 시청 로비에서 점심시간에 짬을 내 하는 공연. 시각장애인들은 2003년 가을부터 이곳을 찾았다.

교통편이나 봉사자가 없으면 공연을 관람할 수 없는 장애인에게 대부분 저녁에 열리는 공연은 ‘그림의 떡’이다.

그러던 중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낮 시간에 시청에서 시립예술단이 공연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청의 자원봉사자인 행정도우미들이 이들을 초청했다.

장애인들이 복지관 차를 이용해 시청에 도착하면 자원봉사자들은 곧바로 손을 잡고 1층 식당으로 안내해 점심을 제공한다.

행정도우미들이 시청 1층에서 행복매장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금으로 식사비를 마련했다.

식사를 마치면 한 명에 한 명씩 손을 잡고 2층 공연장을 찾는다.

장애인들은 시립합창단이 들려주는 가곡을 따라 부르기도 하고 손이나 발로 장단을 맞추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시각장애인 이경준(77) 씨는 “시청에 와서 합창이나 국악, 교향악 연주를 듣고 나면 정말 행복하다”며 “한 달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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