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후 경기 하남시 신장동 신장시장 부근 유금자(52·여) 씨의 도시락 가게에 20대 초반의 청년이 찾아와 12만 원이 든 봉투를 내밀었다.
유 씨에 따르면 이 청년은 “중학교 다닐 때 석 달치 도시락 값을 내지 못했는데,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해 이제는 갚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
그는 “이미 받은 것과 다름없어 기쁘다”며 사양하는 유 씨의 만류를 뿌리치고 봉투를 내려놓았다.
유 씨는 용돈에 보태 쓰라며 봉투에서 2만 원을 꺼내 건넸다.
유 씨 부부는 5년여 전 모 중학교에 점심 급식으로 2000원짜리 도시락을 공급할 때 급식비를 못 내는 학생들에게는 애써 돈을 받지 않았다는데 이 청년은 그중 한 명으로 추정된다.
그는 “너나없이 어려운 요즘인데 반듯한 외모의 청년이 잊지 않고 찾아와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유 씨는 1992년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