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 공대생들 ‘통통’ 아이디어…연세대 창의전시회

  • 입력 2006년 6월 3일 03시 00분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프러포즈할 때 사랑한다는 문구가 있는 풍선이 다가가면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평소 태양전지에 관심이 많던 연세대 윤효성(24·화학공학 4년) 씨는 공원에 앉아 있는 연인들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윤 씨는 같은 과 동기생 3명과 팀을 짜 태양전지와 소형 모터를 이용해 ‘빛의 세기에 따라 사랑을 고백하는 풍선’을 제작했다. 이들은 풍선 밑에 태양전지로 움직이는 소형 자동차를 달았다. 이 자동차는 위치와 각도 등을 미리 조정해 놓으면 햇빛을 받아 원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풍선을 안겨 준다.

윤 씨는 특허를 신청했다. 그는 “대당 제작비가 35만 원이지만 양산하면 1만 원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며 “풍선 밑의 태양전지 자동차는 아이들의 장난감으로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공대는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빛나는 발명품을 모아 ‘2006 창의전시회’를 교내 공학원 1층에서 열었다. 1, 2일 이틀간 열린 이 전시회에 ‘창의설계교육과정’을 들은 4학년생 402명이 121개 조를 짜 참가했다.

비 오는 날 노인들의 손을 덥혀 주는 따뜻한 우산 손잡이, 자동판매기의 종이컵 인출기 등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는 발명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들 가운데는 뜯기 불편하고 사용량 조절이 힘든 일회용 샴푸의 단점을 극복한 ‘캡슐 샴푸’ 등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것도 있다.

화학공학과 참가자 42명은 발명품 10개를 출품했으며 모두 특허를 신청했다. 화학공학과 4학년인 양경모(25) 씨는 ‘화분 자동 물 공급 장치’를 만들었다. 이 위에 화분을 올려놓으면 미리 맞춰 둔 시간마다 호스가 솟아나와 원하는 시간 동안 물을 준다.

양 씨는 “부모님이 출장 갔을 때 물을 안 줘서 아버지가 아끼던 난이 죽어 혼이 난 경험이 발명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도한 문일 교수는 “깜짝 놀랄 만큼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학생들이 스스로를 창의적인 사람으로 생각하는 자신감이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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