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안마사 투신자살…기독교협의회 불만 표명

안마사로 일하던 시각장애인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떨어져 자살했다.

4일 오전 6시 10분경 시각장애인 손모(42) 씨가 서울 금천구 시흥5동 A아파트 앞 화단에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동네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화단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었고 거실 텔레비전이 켜져 있었던 점으로 미뤄 혼자 살던 손 씨가 집 앞 복도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안마사로 일하며 13평짜리 영구임대아파트에 살던 이 씨가 이 씨가 신병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달 25일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준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 뒤 안마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 시각장애인들 다 죽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지금까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아왔고 신체장애를 비관해 왔으나 최근 특별히 이상한 징후가 있지는 않았다"며 "시각장애인 시위에 참여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10여 년 전 눈에 생긴 염증으로 시력이 떨어진 후 1급 시각장애 진단을 받았다.

한편 한국시각장애인기독교협의회는 이날 서울 중구 회현동2가 맹인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생계수단을 직업선택의 자유의 침해라는 미명 아래 위헌이라고 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헌재 홈페이지에는 대체입법을 호소하는 글이 하루에 수십 건씩 이어지고 있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소속 시각장애인 5명은 지난달 29일부터 7일째 마포대교에서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