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서 ‘7’은 완전하고 거룩한 수로 하나님의 숫자. 반면 6은 7에서 하나가 모자라는 수로 ‘불완전’을 뜻한다. 이것이 세 개나 모였으니 극단적인 불완전성, 즉 악마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특히 ‘666’은 요한계시록에 ‘짐승의 숫자’로 기록돼 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종말을 의미해 기피 대상이기도 하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12일자)에서 6일을 앞두고 미국 전역에서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화 음반 출판 주류업계 등 기업체들은 ‘666’을 이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악마의 숫자’를 ‘흥행’과 연결하려는 발상의 전환이다.
20세기 폭스사는 1976년 666이란 숫자가 몸에 새겨진 채 태어난 소년 데미안을 소재로 만든 공포영화 ‘오멘(The Omen)’을 6일 개봉한다. 금요일에 하던 개봉을 화요일(6일)로 앞당기고 광고 문구도 ‘6+6+06 예언(The Omen)을 명심해라’로 택해 극적인 효과를 높이고 있다. ‘2006년 6월 6일’은 영어식 표기로 6+6+06이 된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나 일반인들에게 6일은 회피의 대상이다.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해 원서를 쓰는 사람이나 계약서에 서명하려는 사람은 이날만은 피하려고 한다. 병원에서도 환자들이 이날을 피해 수술이나 분만 일정을 조정해 달라는 일이 많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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