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이슈&고교 교과]월드컵 바로보기

  • 입력 2006년 6월 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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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영향

2006년 독일월드컵이 다가오면서 4년 전 우리 국민이 열광하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국민 모두가 하나 되는 매우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길거리응원은 붉은 티셔츠만 입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었고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존재하였고,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패거리 문화는 잠시 사라졌다. 월드컵 신드롬에 대해 파시즘적인 광기라든가 획일화된 전체주의적 태도라는 일부의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을 통해서 잠시나마 우리 사회에 만연한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사회적인 통합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사회문화→축구를 통한 사회통합, 대립과 갈등의 일시적 치유]

정치적 효과

월드컵이라는 이벤트의 정치적인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각 나라는 그러한 이벤트를 스포츠 애국주의와 결부시키고자 한다.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을 극복하고 라인강의 기적을 이룩한 원동력으로 1954년 스위스월드컵 우승을 꼽는다. 또한 이번 독일월드컵을 통해 독일 통일로 인해 침체됐던 경제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고 유럽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제2의 라인강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국민적 자부심과 애국심을 함양해 이를 국가 발전에 이용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스포츠 애국주의가 전쟁과 같은 파괴적인 목적에 이용된다면 경계해야 되겠지만, 경제발전과 같은 생산적인 목적과 연결된다면 우려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서 국민적 자부심을 높이는 한편, 한 단계 성숙한 사회로 나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윤리→민족주의와 국가정체성, 국민적 자부심, 애국심]

축구와 경제

한국의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 4강 진출로 국가 이미지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브랜드 가치도 상승하였다고 한다. 지난 월드컵의 경우 204개 국제축구연맹 회원국의 TV 시청 연인원은 400억 명이었다는 보고가 있다. 이제 축구를 통한 국가 내지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은 상식이 되어 버렸다. 아마 월드컵이 끝나고 나면 적어도 토고와 스위스와 프랑스 국민은 누구나 한국을 알게 될 것이다. 광고에서도 월드컵 일색이다. 4년 만에 찾아오는 월드컵은 기업에는 히트 상품을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다국적기업인 코카콜라의 경우 역설적이게도 우리국민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개념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월드컵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독일월드컵의 모든 경기가 고화질(HD) 방송으로 제작돼 송출되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텔레비전의 판매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월드컵은 경제적인 면에서도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경제→축구를 통한 마케팅, 다국적기업의 적극적인 월드컵 마케팅]

정치적 변수로 작용

월드컵은 자기 나라를 응원하며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총성 없는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이 실제 전쟁으로 발전한 사례도 있다. 축구 경기가 계기가 되어 중앙아메리카의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던 일은 축구비사의 단골메뉴다. 한편 월드컵대회가 단순한 스포츠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로 말미암아 국민에게 변화와 참여의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축구협회장인 정몽준 씨를 스타로 만들었고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씨와 후보단일화 모험을 한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번 월드컵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정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든 국민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지방선거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아가 경제난에 지친 국민에게 잠시나마 어려운 삶을 위안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치→축구는 현대의 전쟁,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 스포츠 자체가 아닌 정치적 변수로 작용한다]

최 강 최강학원 원장·논술강사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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