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오리가 지은 쌀 몸에 좋아요”

  • 입력 2006년 6월 7일 06시 59분


울산에서 국도 24호선을 따라 경남 밀양 방면으로 15km쯤 가면 울주군 상북면 지내리 들판에 3, 4평 크기의 집 100여 채가 운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마을 들판 60ha(18만평)에 형형색색으로 들어서 있는 이들 집에는 사람이 아닌 오리가 살고 있다. 무공해 농법으로 전국적 명성을 얻은 ‘상북 오리쌀’을 생산하는 오리들이다. 이 마을 79농가는 2002년부터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리를 논에 방사(放飼)해 무공해 쌀을 생산하고 있다. 방사되는 오리는 10평 당 한 마리 꼴인 1만 8000마리 정도.

오리들은 집에서 밤새 늘어지게 잠을 잔 뒤 새벽에 논으로 일하러 나갔다가 해가 떨어지기 직전 집으로 되돌아간다. 주인이 호각을 불기만 하면 오리는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서 먹을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오리는 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해충을 잡아먹고 잡초 포기를 뜯어먹기 때문에 벼가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은 토양시험과 잔류농약 검사 등을 거쳐 이 곳에서 생산되는 쌀에 대해 2002년부터 무공해 쌀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상북 오리쌀’은 일반 쌀(20kg당 4만3000원)보다 비싼 6만4000원에 팔리지만 물량이 부족할 정도다. 지난해 생산량은 3100여t.

상북 오리쌀 작목반 정임모(65) 반장은 “오리를 이용해 무공해 쌀도 생산하고 오리도 키워 팔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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