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사람/나홀로 유학 美명문고 수석졸업 김기영군

  • 입력 2006년 6월 9일 06시 32분


대전 대덕중학교 재학 중 미국으로 나홀로 유학길에 오른 김기영(18·사진) 군이 최근 명문 사립고를 수석 졸업했다.

김 군은 지난달 28일 미국 보스톤의 거버너 더머 고교(Governor Dummer Academy) 졸업식에서 수석 졸업자로서 졸업생 12명을 대표해 답사를 하는 영예를 안았다. 부상으로 지난 1년 동안 교정에 걸렸던 성조기를 받았다.

그는 미국 내 국제관계학 명문인 보스턴 터프(Tufts) 대 진학을 앞두고 있다. 에모리 대학 등에서는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며 입학을 제안했다.

김 군은 2001년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의 대덕중학교 2학년 때 유학을 결심했다.

“연구원 자녀가 많아 외국에서 살다온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미국의 경우 우리의 절반도 안 되는 5과목 정도를 깊이 있게 배운다는데 마음이 끌렸지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운동이나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는 인터넷에서 유학 정보를 찾아 유학길에 나섰다. 부모는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김 군의 의지가 워낙 강해 결국 받아들였다.

미네소타주의 쉐턱 중학교 2학년으로 편입한 뒤 본래 희망했던 거버너 더머 고교에 입학했다.

이 학교는 1763년 세워진 미국 최초의 사립고교. 국내에서는 ‘서유견문’을 쓴 구당(矩堂) 유길준 선생이 1884년에 입학했다가 갑신정변으로 졸업하지 못해 2003년 그의 후손이 명예졸업장을 수여받았던 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은 물론 일본, 대만, 독일, 멕시코 출신 학생이 모인 이 학교에서 축구부 주장과 서클 리더를 맡았다. 교사와 선후배에게 항상 겸손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했던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군은 “대학 졸업 후 하버드 대학원 로스쿨에 진학해 경제 분야 국제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의철(50) 씨는 “연고가 없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걱정했지만 기숙사에서 지내며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고 수석 졸업의 영광까지 얻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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