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폭로하겠다” 국정원 직원 사칭하고 돈 뜯어내

  • 입력 2006년 6월 9일 11시 45분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9일 국가정보원 직원을 사칭해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항공대 고위 간부에게 돈을 뜯은 혐의(공갈·사기)로 김모(44·심부름센터 운영) 씨를 구속기소하고 함모(22·무직) 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 국정원 직원을 사칭해 한국항공대 고위 간부에게 접근해 "항공대 장학금이 유용된 사실을 알고 있다. 언론에 공개되기 전에 막는 게 좋다"고 협박해 2차례에 걸쳐 사건 무마비조로 3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고위 간부는 장학금 유용 사실이 공개될 경우 학교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돈을 준 것으로 드러났으나 본인이 장학금을 유용한 것이 아니라 무혐의 처리 됐다.

항공대는 학교 장학기금 4억원을 횡령해 주식투자 등에 유용한 혐의로 C(54) 교수를 경찰에 고발했으며 C 교수는 올 4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함 씨는 인천공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위조여권을 가진 사람을 신고해 표창을 받자 국정원에 특채된 것처럼 행세하면서 지난해 11월 항공대 항공기술교육원 J 교수에게 "조카를 대한항공에 취직시켜주겠다"고 속여 교제비 명목으로 1020만 원의 돈을 뜯은 받은 혐의도 있다.

김 씨와 함 씨는 모두 항공기술교육원 졸업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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