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서쪽 양단에 돌출한 2개의 반도가 소의 귀 모양을 닮았다고 해 우이도(牛耳島)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진귀한 풍물이 많다.
섬 정상에 후박나무와 동백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은은한 나무향을 품어낸다. 해안 사구(砂丘)로는 동양 최대 규모의 모래언덕이 있다.
최근에는 모래 해변에서 세계적 희귀식물인 초종용과 백양더부살이가 함께 발견됐다.
전라도 우리꽃기행팀과 호남생태환경연구소 조사팀이 확인한 초종용은 35개체, 백양더부살이는 3개체다.
초종용과 백양더부살이가 동일 서식지에서 함께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종용은 사철쑥에 기생하는 여러해살이풀로 5∼6월에 연한 자주빛 꽃이 핀다. 전국 모래 해안 주변에서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다.
초종용과 같은 과에 속하는 백양더부살이는 1928년 일본인 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이 전북 내장산에서 한 포기를 채집한 뒤 멸종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2003년과 5월 정읍시 내장천 하천 둔치에서 1000여 개체가 새로 발견됐다.
백양더부살이는 표본 자체가 드물어 산림청의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돼 있다.
조사팀은 이밖에도 모래지치, 갯메꽃, 갯씀바귀, 갯장구채, 갯완두, 섬기린초, 갯방풍, 갯까치수영, 갯쑥부쟁이 등 해변 식물과 자생 해당화, 왕나비, 가시호랑나비를 발견했다.
섬 서쪽의 돈목마을에 있는 모래 언덕은 2010년 4월까지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여름 피서객이 모래언덕에서 썰매를 타듯 내려오는 바람에 원형이 많이 훼손됐다.
조류와 바람이 만든 모래언덕 높이는 50m, 경사면 길이는 100m 정도. 경사도는 32∼33도로 아래서 올려다보면 70도가 넘게 보인다.
호남생태환경연구소 이훈 소장은 “이번 조사로 우이도가 국내 최고의 자연생태 청정지역 임이 다시 확인됐다”며 “세계적 휘귀종이 훼손될 위험이 높아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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