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주남저수지 환경훼손에 몸살

  • 입력 2006년 6월 15일 06시 27분


철새도래지인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가 환경 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남저수지는 2008년 창원을 중심으로 열리는 ‘제10차 람사(RAMSAR) 협약 당사국총회’ 참가자들이 처음 방문할 습지다.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람사총회에는 160개국, 2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전봇대 건설 마찰=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은 14일 “한전 경남지사가 주남저수지의 재두루미 서식지에서 추진 중인 전봇대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이미 설치한 전봇대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가 월동하는 곳은 국내에서 강원 철원 일대와 주남저수지뿐이다.

환경연합은 “한전의 공사 지역은 재두루미의 주 이동로와 채식지여서 문제가 심각하다”며 “거미줄 같은 전선이 있으면 넓은 이·착륙 공간이 필요한 대형 조류들은 더 이상 주남저수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연합은 과거에도 재두루미가 전선에 걸려 죽은 적이 있다며 전선 지중화(地中化)를 요구하고 있다.

한전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다 일단 공사를 중단하고 13일 오후 환경연합과 현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전 측은 “지중화를 할 경우 예산이 10배가량 많이 들지만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불법매립 감사청구=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은 9일 주남저수지 일대의 훼손이 심하다며 저수지 관리기관인 농림부와 농촌공사 창원지사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환경연합은 “농촌공사는 주남저수지와 가월유수지의 물이 차지 않는 지역 150만m²에 대해 농사를 짓도록 임대한 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연합은 무단 매립이나 불법 형질 변경이 많아 철새도래지로서의 생태적 기능 상실은 물론 농업용수 공급지와 홍수조절지로서의 역할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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