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형 혁신학교는]시민단체-대학에 운영권

  • 입력 2006년 6월 2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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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형 혁신학교 공청회19일 오후 서울 중구 쌍림동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공영형 혁신학교’(가칭) 추진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이 공청회는 범국민교육연대 소속 회원들의 공청회 개최 반대로 두 시간가량 늦게 시작됐다. 연합뉴스
공영형 혁신학교 공청회
19일 오후 서울 중구 쌍림동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공영형 혁신학교’(가칭) 추진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이 공청회는 범국민교육연대 소속 회원들의 공청회 개최 반대로 두 시간가량 늦게 시작됐다. 연합뉴스
교육인적자원부가 19일 제시한 ‘공영형 혁신학교’(가칭)는 공립학교 수준의 수업료로 입시 위주가 아닌 특성화 교육을 통해 공교육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도입하는 새로운 학교 제도다.

교육부는 기존의 학교로는 교육 혁신에 한계가 있고 외국어고나 자립형사립고는 입시 경쟁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다며 혁신학교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외부 기관이 운영=학교 운영 주체가 국가나 시도교육청이 아니라 교육 문화 예술 종교 등 민간단체, 대학, 공모 교장 등 외부기관이다. 사립학교가 혁신학교로 전환할 경우 법인 협약 주체가 되며 이사회에는 인가권자가 추천하는 인사를 참여시켜야 한다.

교장이 새로운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 등에 대해 교육 당국과 협약을 맺고 4년 간 경영을 맡는다. 학교 운영 주체의 문호를 개방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차터스쿨, 영국의 아카데미 학교, 스웨덴의 자율학교와 비슷하다.

학교 운영비는 지금 수준으로 국가가 부담하되 지방자치단체가 추가 지원하도록 한다. 교육 및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역은 정부가 예산을 추가 지원한다.

▽자율 보장=교육과정, 교원 인사, 예산 운영 등에서 상당한 자율성을 갖는다. 그러나 교육감 등 인가권자와의 협약과 평가를 통해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인성·창의성 교육을 강화하는 등 책무성도 강조된다.

교육 과정과 교과서의 경우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 이외에는 자율이고, 학교 특성에 따라 무(無)학년제 운영도 가능하다.

교장자격증 소지자는 물론 일정 기간 이상의 교유경력자도 공모를 통해 교장이 될 수 있다. 교장이 원하는 교원을 초빙할 수 있고 실적에 따라 급여 수준도 다르게 할 수 있다. 교원 순환전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문제점은=그러나 공영형 혁신학교는 교육 수요가 많은 대도시가 아니라 제한된 지역에 생길 가능성이 많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혁신학교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한 데다 지방자치단체에 재정 지원을 요구하면서 직접 운영은 금지하는 등 제한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또 아무리 인성 및 특성화 교육을 한다고 해도 입시제도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자사고나 외고처럼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미국에서 숱한 문제점이 드러난 차터스쿨을 모방한 공영형 혁신학교를 도입할 경우 평준화 정책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며 “교사 학생 등 교육 주체를 경영의 대상으로 여기는 등 학교를 기업식으로 운영할 경우 되레 공립교육의 질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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