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에 이르는 청계천 계단은 발판과 발판 사이 공간이 뚫려 있다. 장마나 폭우로 인해 청계천 수면이 상승하더라도 물이 잘 흐를 수 있도록 치수(治水) 기능에 충실한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노출돼서는 곤란한 치마 속 옷이 산책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에게 목격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빈 공간을 막아달라는 여성들의 민원이 많았다.
서울시는 현재 2가지 해결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첫째 방안은 나무판 등을 덧대는 방식으로 발판을 계단 뒤쪽으로 연장해 치마 속을 볼 수 없도록 한다는 것. 아래에서 위쪽으로의 시야는 가리지만 발판 사이 공간은 여전히 개방돼 있어 물을 흘려보내는 데 차질이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빈 공간에 딱 맞는 나무판이나 플라스틱판을 양쪽 끝에 경첩으로 설치하는 계획이다. 평소에는 공간이 막혀 있게 되지만 물이 불어나면 유속에 의해 판이 열리는 구조다.
서울시는 21일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지는 장마기간에 예상대로 치수에 악영향이 없는지를 따져본 뒤 실제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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