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많은 나라로”노동인구 대이동…‘일터 국경’ 급속 붕괴

  • 입력 2006년 6월 21일 03시 05분


아시아의 외국인 노동자 (단위:명)
- 2000년2004년
중국10만13만
홍콩21만700023만5000
대만32만700060만
한국28만500042만3000
일본71만80만
싱가포르61만200058만
말레이시아80만135만9000
자료:유엔 추정치

국경을 넘는 이주자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런 ‘글로벌 노마드화’(유목민처럼 국경을 넘어 이주하는 것) 현상이 이제 전 세계의 ‘인종 지도’까지 바꿔놓고 있다.

▽“우리는 이동한다, 고로 존재한다”=유엔은 최근 ‘국제적인 인구 이동에 대한 특별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국경을 넘는 인구이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신이 태어난 국가를 떠나 외국에 거주하는 인구는 1억9100만 명으로 1990년에 비해 3600만 명이 증가했다. 중동의 두바이에서 근무하는 필리핀 간호사, 호주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하는 통가인, 뉴욕의 식당에서 주문을 받는 에콰도르인 종업원 등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국경 간 인구 이동이 급증한 것은 노동력도 상품과 자본처럼 수요 공급 법칙에 따라 국경을 넘으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 인터넷의 등장과 교통 및 통신수단의 발달도 ‘노마드화’를 촉진시키는 요인이다.

▽인력 송출국이 유입국으로 바뀌기도=국경을 넘는 이주 행렬은 대체로 가난한 국가에서 부유한 국가로 향한다. 돈을 벌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과거 인력을 내보냈던 국가들이 경제가 발전하면서 노동력 수입국가로 바뀌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대표적인 예.

▽국제적 인구 이동의 명과 암=불법이민 브로커가 활개를 치고 인신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등 문제점도 많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교육받은 인력이 대거 외국행을 택하는 것과 관련해 두뇌 유출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제적 인구 이동에 따른 경제적 편익은 이 같은 문제점을 상쇄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이민자들이 본국에 송금한 돈은 2320억 달러로 1995년의 1020억 달러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이는 공식 집계된 송금액으로 비공식 송금액까지 포함하면 실제로 송금한 돈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보내진 돈은 인력송출 국가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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