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ike watermelon.”
17일 오후 4시 인천 연수구청 앞 상징광장.
초등학생과 학부모 등 100여 명이 원어민교사와 무더운 여름 날씨에 대해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뉴질랜드 출신 낸달 크리스틴(25·여) 씨가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더위를 피해 어디로 여행을 떠날지 묻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다.
대부분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여행계획을 설명했다.
한 어린이의 말이 문법에 맞지 않고 발음이 서툴자 그는 잘못된 부분을 지적한 뒤 고쳐줬다.
수업에 참가한 축현초등학교 김백영 교사(39)는 “대부분 어린이가 영어로 듣고 말하는데 적극적이어서 수업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유진(39) 씨는 “강의 위주가 아니라 놀이교실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아이가 좋아한다”며 “영어실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수구와 동부교육청이 3일부터 공동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주말 영어광장’이 인기다.
수업은 교육청 산하 ‘초·중등영어교과연구회’ 소속 교사와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교사 10명이 함께 진행한다.
영어에 서툴러 수업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해 한국어로 통역해주는 자원봉사자를 배치한다.
주제를 놓고 자신의 의견을 발표한 뒤 토론하는 ‘프리토킹’ 코너는 어린이의 영어실력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초·중·고급반으로 나눠 교육한다.
초급반은 구연동화를 들려주거나 동요 부르기와 같은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한다. 어린이의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위한 게임식 수업이 눈에 띤다.
또 원어민 교사의 설명을 듣고 단어를 맞추는 크로스워드게임과 윷놀이를 영어로 즐기고, 나무블록에 새겨진 질문지에 답하는 보드게임 코너를 마련했다.
원어민교사가 춤을 가르쳐주는 댄스 코너도 인기가 높다.
동춘초등학교 6학년 김형준(12) 군은 “내가 좋아하는 코너를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는 것 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매주 수업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수구 한옥숙 평생교육팀장은 “홈페이지를 개설해 수업에 대한 반응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참가신청이 늘면 영어광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21일까지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 오후 2시 반∼5시 반 수업이 열린다. 참가비는 없다. 032-810-7890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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