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0세이상 노인 961명 장수비결은…

천수(天壽)는 어떻게 하면 누릴 수 있는 걸까.

소식(小食)하고 낙천적으로 생각하며 가족과 함께 외롭지 않게 사는 것….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만 100세(생일 기준) 이상 고령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수 비결은 멀리 있지 않았다.

○ 최고령자는 111세 할머니

지난해 11월 1일 기준으로 국내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은 961명. 여성이 857명(89.2%)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남성은 104명이었다.

국내 최고령자는 여성 2명으로 조사 시점에 110세였다.

두 할머니는 갑오개혁이 일어난 1894년생으로 1명은 음력 10월 9일에 태어났고 다른 1명은 음력 11월 20일에 태어났다. 6월 현재 기준으로 이들은 111세다.

각각 충남과 대전에 살고 있으며 1명은 83세인 며느리가 보살펴 주고 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남성 최고령자는 음력으로 1898년 8월 14일에 태어났다. 조사 당시 107세로 대구에 살고 있다.

부부가 모두 100세 이상인 커플은 딱 1쌍. 지난해 11월 1일 현재 남편 105세, 부인 101세로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다.

통계청 전신애 사회통계국장은 “주민등록 나이가 아닌 실제 나이를 조사했다”며 “장수 연구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실제로 110세가 넘는 사람은 전 세계에 100명 정도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 전남 순천시가 고령자 가장 많아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전남 순천시로 18명이었다.

이어 제주 제주시 15명, 전남 여수시 14명, 서울 강서구 14명 순이었다.

10만 명당 100세 이상 인구는 충남 당진군이 9.8명으로 가장 많았다.

순천시가 6.9명으로 뒤를 이었고 충남 아산시와 여수시도 각각 5.3명과 5.1명으로 5명을 넘었다.

광역시도 가운데 전남이 10만 명당 100세 이상 인구가 6.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제주(6.0명), 충남(5.7명)이 뒤를 이었다.

○ 웰 다잉(well-dying)도 중요

통계청은 올해 3월 100세 이상인 961명 중 796명을 직접 만나 생활습관 등을 조사했다.

이들의 가장 큰 소망은 ‘편안히 빨리 죽는 것’(응답자 446명 중 106명·23.8%)이었다. ‘웰 다잉’을 희망하는 셈이다.

소망 중에는 자손 잘되기(97명·21.8%)와 건강 회복(75명·16.8%), 가족·친척 만나기(32명·7.2%) 등도 있었다.

장수 비결을 물었더니 796명중 313명(39.3%)이 ‘절제된 식생활 습관’이라고 답했다. 137명(17.2%)은 낙천적인 성격을 꼽았다.

대부분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642명(80.7%)이 자녀나 손자와 함께 살고 증손까지 4대가 함께 사는 노인도 25명(3.1%)이었다.

절반 가까이가 야채류(355명·44.6%)를 즐겨 먹는다고 답했다. 육류(179명·22.5%)와 생선류(121명·15.2%)를 즐기는 고령자도 많았다.

고령자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활동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39명은 혼자 전화를 걸지 못하고 690명은 버스나 전철을 혼자 타지 못한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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