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천주교 서울대교구 내일부터 환경지키기 앞장

  • 입력 2006년 6월 23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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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수도원에선 숲 속의 나무 한 그루를 베더라도 꼭 회의를 열어 찬반 투표를 거치도록 했고, 나무를 베어낸 곳에는 반드시 새 나무를 심도록 하는 전통이 있었다. 가톨릭교회가 이 같은 생태적 삶의 전통을 되살려 ‘초록교회’ 만들기에 앞장서기로 했다.

서울대교구는 24, 25일 명동성당에서 ‘2006 푸르름을 만드는 잔치-지렁이의 꿈’이란 행사를 열고 초록교회 만들기의 시동을 건다. 24일에는 학술제가, 25일에는 기념미사와 ‘지렁이 문화잔치’가 열린다.

교구장 정진석(사진) 추기경은 25일 정오 미사에서 ‘생태적 삶을 사는 교회 공동체’란 제목의 사목서한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목서한은 교구장이 교리, 신앙, 전례에 관한 주요 결정사항을 교구의 신자와 사제들에게 내리는 공식문서. 정 추기경은 이를 통해 서울대교구가 그동안 추진해 온 ‘인간 생명 존중운동’을 ‘모든 피조물을 존중하고 보살피는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예정이다.

정 추기경은 이 사목서한에서 “21세기 교회의 새로운 소명은 인류 가족 안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을 존중하고 보살피는 일”이라며 “이 새로운 소명을 위해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독선과 아집으로 인해 묵묵히 죽어갔던 모든 피조물과 화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우리의 화해는 인간과 인간의 화해를 넘어서, 모든 피조물을 향한 ‘초록 회개’를 전제로 하는 ‘초록 화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록교회 만들기 운동의 실천지침은 △성당 담장 없애기 △성당 내에 아나바다(중고품 교환) 장터 만들기 △‘하늘 땅 물 벗’(유기농 농산물 매장) 운영 △여름 생태캠프와 주말 생태프로그램 운영 △패스트푸드 안 먹기 △자동차 안 타기 △비닐과 일회용품 안 쓰기 △에너지 아껴 쓰기와 태양에너지 활용하기 등이다. 02-752-2821, www.ecocatholic.org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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