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사고,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인듯

  • 입력 2006년 6월 23일 16시 09분


서울 경기 인천 지역 중고교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의 집단 급식 사고의 원인균은 '노로바이러스(Norovirus)'라는 잠정 조사결과가 나왔다.

노로바이러스는 육류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급식 사고를 야기한 음식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돼지고기가 아니라 샐러드와 어패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과 21일 각각 서울 동작구 숭의여중고와 강서구 경복여중고에서 집단 급식 후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 200여 명의 대변을 수거해 10개 그룹으로 나눠 22일 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10개 그룹 중 9개 그룹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측도 이날 "식중독증세가 있는 학생들의 가검물 1500여 건 가운데 180여 건을 검사한 결과 25%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그러나 노로바이러스가 급식사고를 초래한 원인균인지 여부는 26,27일이 돼야 정확하게 가려질 것"이라며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허영주 역학조사팀장은 "노로바이러스는 육류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오염된 물이나 어패류에서 주로 발견된다"며 "이를 근거로 볼 때 급식으로 제공된 샐러드와 어패류가 이번 사고의 '주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 팀장은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물과 인접한 환경에서 나타난다"며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식재료 세척 과정에 썼거나 조리과정에서 이 바이러스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허 팀장은 그러나 "아직 검사대상이 적어 원인균을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현재 보존식을 수거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72시간 보관토록 돼 있는 이들 보존식을 대상으로 노로바이러스 유전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허 팀장은 "식중독 증세를 보인 나머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가 대변검사를 실시할 것이며 만일 50% 이상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보존식 검사결과와 상관없이 노로바이러스가 원인균인 것으로 판명한다"고 덧붙였다. 보존식 정밀 검사결과는 빠르면 28일 나올 예정.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보통 12시간이 지난 뒤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1~2일 이내에 증상이 사라지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은 탈수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전염력이 강해 증상이 나타난 날로부터 사흘까지는 여전히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

2003년 3월에도 서울지역에서만 1000여명의 학생이 학교급식으로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전국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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