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간 경쟁으로 값이 떨어지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과당 경쟁으로 시장이 왜곡되는 현상이 이번 급식 사고의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 대기업들 “학교 급식을 잡아라”
위탁급식업은 병원, 관공서, 회사의 구내식당을 위탁운영하면서 50명 이상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사업. 대기업 중에서 아워홈이 1984년 이 사업을 처음 시작했으며 이어 신세계푸드시스템 CJ푸드시스템 삼성에버랜드 현대푸드시스템 등이 잇따라 뛰어들었다.
위탁급식 시장 규모는 2002년 약 2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3조5000억 원으로 커졌다. 1990년대 말까지는 3∼5개 대기업이 위탁급식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으나 후발 기업이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2003년 이후 점유율은 30% 선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위탁 급식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한 것이 초중고교 급식이다.
그러나 학교 급식은 끼니당 2000∼2500원으로 이윤을 내기 힘들다. 사무실이나 관공서 구내식당 가격은 한 끼니에 3500∼5000원 선.
업체들은 위탁급식에서는 사실상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고 식자재를 공급해 돈을 번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위탁급식업과 식자재유통업을 겸하고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경영합리화냐 제 살 깎기냐
대기업들은 모두 위생연구센터를 두고 식자재 매입부터 유통기한 검사, 이물질 검사, 잔류농약 검사 등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췄다고 밝히고 있다.
대기업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는 급식업체별로 300∼700곳에 이른다. 매달 무작위 샘플링 검사를 실시해 부적격 식품이 발견되면 납품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게 투명하고 깨끗해 보이지만 중소업체들의 의견은 다르다.
한 중소급식업체 김모 이사는 “대기업들은 1, 2%의 마진만 제시하거나 아예 원가 이하로 학교 급식을 따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급식업체 관계자는 “리베이트가 오간다는 얘기는 업계에서 다 아는 비밀”이라고 했다.
비용을 무리하게 낮추다 보니 품질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단체급식업계 1위 기업인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학교 급식을 줄여 나가면서 회사, 관공서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돈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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