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먹이는 산모 5년새 9.8%→37.4%

  • 입력 2006년 6월 24일 03시 09분


19일 인천 부평구 보건소에서 한 주부가 모유 수유 전문가로부터 올바른 수유 자세를 지도받고 있다. 주부들은 이날 보건소에서 마련한 2시간짜리 모유 수유 강좌에 참석해 전문가로부터 맞춤 교육을 받았다. 인천=조은아 기자
19일 인천 부평구 보건소에서 한 주부가 모유 수유 전문가로부터 올바른 수유 자세를 지도받고 있다. 주부들은 이날 보건소에서 마련한 2시간짜리 모유 수유 강좌에 참석해 전문가로부터 맞춤 교육을 받았다. 인천=조은아 기자
“손을 ‘C’자 모양으로 만들어 가슴을 잡고 아이의 입을 ‘아∼’ 하고 벌린 후 젖을 물려야 해요. ‘오∼’ 하고 입을 벌리게 하면 안 됩니다.”

“어머, 애가 젖을 물었어요. 얼마나 모유를 먹이고 싶었는데….”

19일 생후 10일 된 아들을 데리고 인천 부평구 보건소를 찾은 엄모(28·여) 씨는 모유 수유 전문가 홍순미 씨의 지시에 따라 자세를 바로잡은 뒤 아기가 비로소 젖을 물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엄 씨는 온라인 임산부 모임에서 모유 수유가 좋다는 글을 보고 아기가 태어난 이튿날 모유 수유를 처음 시도했지만 아기는 젖을 물지 못했다. 게다가 유두가 갈라져서 생긴 아픔을 참기 힘들었다.

이날 엄 씨를 비롯한 수유모 7명과 임신부 3명이 보건소를 찾았다. 부평구 보건소는 매주 월요일 16주 이상 된 임신부와 수유모에게 일대일 ‘모유 수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모유 수유의 중요성과 수유 자세 교정, 유방 및 유두 통증 관리 등이 주 교육 내용이다. 부평구 보건소뿐만 아니라 전국 249개 보건소에서 수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생후 5개월 된 아들을 둔 원모(30·여) 씨는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은 친구들에게 모유 수유의 고충을 토로했더니 ‘젖을 먹일 수 있어서 좋겠다’며 부러워하더라”면서 “아들이 한 살이 될 때까지 계속 젖을 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유가 아기와 산모의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모유 수유 열풍’이 불고 있다. 실제로 1일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생후 6개월 시점에서 젖을 먹이는 산모는 전체의 37.4%로 2001년 9.8%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는 생후 6개월 시점에서 완전 모유 수유 비율이 46%인 세계 최고 모유 수유국인 스웨덴보다는 낮지만 미국 14.1%, 호주 32% 등에 비해 높은 수치다.

‘모유 열풍’으로 모유 수유 제품의 판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젖을 짜내는 기구인 유축기의 연간 판매량은 10만 대로 추정된다.

까다로운 신세대 임산부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수유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해피밀은 2년 전 진공 펌프를 이용한 전자동식 유축기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고 메델라는 휴대용 전자동식 유축기를 올가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두 보호기, 니플렛, 모유 패드, 브레스트셸 등 산모의 가슴을 보호하거나 위생적인 수유를 돕는 용품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미국은 2010년 생후 6개월까지 산모 50%가 모유 수유를 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한국은 2005년 국민건강증진계획에 모유 수유율 제고를 포함시켰다.

한국보건사회진흥원 장영애 연구원은 “모유는 아기들의 면역력 강화, 치아 교정, 소아비만 예방의 효과가 있으며 산모의 산후 회복과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며 “모유 수유 증가 추세를 이어 나갈 수 있는 국가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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