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시와 서울시장직무인수위원회(인수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2만6751평에 이르는 동대문운동장 터를 공원화하면서 이 중 2500∼3000평을 동대문풍물시장 노점(894개)상들에게 할애해 비가림 시설을 갖춘 노천카페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을 이명박 시장과 인수위에 보고했다.
도심 내 벼룩시장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볼거리가 되는 관광선진국처럼 풍물시장 노점으로 구성된 노천카페 거리를 정비해 청계천변의 또 다른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노천카페 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상 공간은 공원으로 조성되며 한쪽 구석에는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선다.
동대문운동장 공원화의 최대 걸림돌이던 풍물시장 노점 문제 해법의 급진전은 “대책 없이 노점상들을 내보내선 안 된다”는 이 시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청계천 개통식 기념사에서 특별히 감사의 뜻을 강조했을 정도로 이 시장은 생계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청계천 복원에 적극 협력해 준 노점상들에게 고마워하고 있다”며 “퇴임 이전에 풍물시장을 방문하는 계획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시장의 후속 대책 마련 지시 이후 △응봉역 뒤 중랑천 둔치 △한양대 옆 중랑천 둔치 △동대문구청 앞 옛 청계고가 끝 지점 △잠실 주경기장 △뚝섬유원지역 주변 둔치 나눔장터 등 이전 후보지들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상권 활성화, 주변지역 민원 등의 이유로 현실성이 떨어져 현 위치 존속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한편 동대문운동장 터에는 서울성곽 연장선이 지나가고 주위에 조선시대 수도 수비를 담당한 훈련도감 주둔지가 있어 지하 공간까지 개발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동대문운동장 기능대체 기본계획’ 용역 결과에 따라 만들어진 △기본 안(지상 공간을 공원화하고 지하 연결통로 2곳 개설) △2안(오간수교∼동대문운동장역 지하를 개발하면서 동대문운동장 터도 위가 뚫린 지하광장화) △3안(지상 공원화와 더불어 동대문운동장 터 지하 2만 평 개발) 가운데 2안과 3안은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서울성곽 복원계획과 상충돼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상만 공원화하면 땅을 깊이 파헤치지 않아 단시간 내 착공이 가능하지만 지하 공간 개발까지 포함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문화재 교통 등 문제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