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상 최악 급식 파동… 바뀐 점심시간 교실 풍경

  • 입력 2006년 6월 27일 03시 00분


“점심뷔페 따로 없어요”서울 경기 인천 지역 일부 학교에 급식이 중단된 가운데 26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중앙여중에서 학생들이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다. 여름철 도시락을 쌀 때는 음식이 쉬지 않게 맛과 형태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강병기 기자
“점심뷔페 따로 없어요”
서울 경기 인천 지역 일부 학교에 급식이 중단된 가운데 26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중앙여중에서 학생들이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다. 여름철 도시락을 쌀 때는 음식이 쉬지 않게 맛과 형태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강병기 기자
5월까지 시끄러웠던 ‘과자’ 파동에 이어 이번엔 사상 최악의 급식사고가 터졌다.

엄마들은 이제 집 밖의 먹을거리가 불안하기만 하다.

학부모 강경숙(49) 씨는 학교에서 나오는 반찬이 맛 없다며 도시락을 싸 달라고 투정하는 중학생 아이 때문에 아침이 늘 분주하다.

“시간이 없을 때는 김이나 참치 통조림 등을 가방에 넣어 주기도 하고 아예 반찬만 따로 싸주기도 해요. 방학이면 학원 갈 때 도시락을 싸 주면 되니까 아주 좋아하죠.”

학부모의 급식 참관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고 학부모 이미화(46) 씨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만큼 아이들의 급식에 관심이 많은 열성 엄마다.

“엄마들의 감시로 급식의 질을 높일 순 있지만 모든 아이들의 식성이나 체질까지 고려할 수는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우리 애는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 나왔을 때 밥을 부실하게 먹고 와서 배고프다고 난리예요.”

아이들이 급식 세대다 보니 도시락 싸기에 익숙한 엄마들은 극소수다. 더군다나 맞벌이 부부가 많다 보니 도시락을 싸는 일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특히 급식 중단 사태로 갑자기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엄마들에게는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이라 더욱 신경이 쓰인다.

‘12분 만에 뚝딱 도시락 싸기’(영진닷컴간)의 저자인 신세대 요리 연구가이자 도시락 전문가인 지은경(30) 씨는 여름에 도시락을 안전하게 싸려면 몇 가지 원칙을 염두에 두라고 말한다.

우선 밥은 뜨거운 김을 충분히 뺀 후 도시락 뚜껑을 닫아야 한다. 급한 마음에 그냥 뚜껑을 덮어 버리면 자체 온기와 흘러내린 수증기 때문에 밥이 쉽게 상한다.

반찬은 서로 섞이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국물이 많고 헝클어지기 쉬운 반찬이라면 아무리 조심스럽게 담아도 뒤섞여 맛이 변하고 상할 수 있다. 그래서 무침보다는 조리거나 볶는 조리법을 선택한다. 더운 날씨에 국물이 많이 생기는 김치도 꼭 볶아서 싸 줄 것을 권한다.

또 모든 음식을 평소보다 좀 더 짭짤하게 간하면 상할 염려도 없고 여름철 나트륨 필요량도 늘어나 이래저래 좋다.

여름에는 김밥을 쌀 때도 주의해야 한다. 밥은 가급적 밑간을 하고 속재료는 서너 가지로 간소하게 준비하되 각 재료의 물기는 키친타월로 톡톡 두드려 닦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날씨가 너무 더운 날에는 김밥 대신 볶음밥을 싸 주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도시락도 맛있어야 하잖아요. 메뉴를 짤 때는 식어도 맛있는 반찬을 고르는 것이 포인트예요. 색깔도 고려해 담으세요. 모든 반찬이 간장조림으로 시커멓다면 식욕이 떨어지겠죠. 또한 번거롭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 한 쪽 정도는 꼭 싸 주세요.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좋으니까 오후에 나른함이 조금 덜하지 않을까요.”

박성주 사외기자 yamu72@lycos.co.kr

▼도시락 전문가 지은경 씨가 추천하는 간단히 만드는 여름도시락▼

● 아몬드 멸치 볶음

멸치 1컵, 볶은 아몬드 슬라이스 1/2컵, 식용유 약간, 양념(간장 1/2큰술, 물엿 1큰술, 설탕 1/2큰술, 조미술 1큰술)

①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은 상태에서 멸치를 살짝 볶는다. ②식용유를 붓고 멸치를 더 볶다가 아몬드를 넣는다. 여기에 양념을 넣고 볶아 내면 완성.

● 베이컨 가지 볶음

가지 1개, 베이컨 5장, 양파 1/4개, 후춧가루 식용유 약간씩, 양념(핫소스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①가지, 베이컨, 양파는 적당한 크기로 썬다. ②베이컨에 후춧가루를 뿌리고 팬에 볶는다. 거의 다 익으면 가지와 식용유를 넣고 볶는다. ③가지가 거의 다 익으면 양파와 양념을 넣고 볶는다.

● 스파게티소스 치킨

닭가슴살 1토막, 스파게티소스 3큰술, 식용유 적당량, 모차렐라 치즈, 소금 후춧가루 적당량

①닭가슴살에 칼집을 내고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을 한다. ②닭가슴살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굽다가 거의 다 익으면 시판 스파게티소스를 뿌려 뒤섞는다.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치즈가 살짝 녹을 때까지만 더 굽는다.

● 고소미 주먹밥

현미밥 1공기, 잣 1큰술, 호두 2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 깨소금 약간씩

①잣, 호두는 잘게 다져 깨소금과 함께 섞는다. ②그릇에 밥을 담고 참기름, 소금과 함께 (①)을 넣고 뒤섞는다. ③적당한 크기로 둥글납작하게 빚은 후에 팬에서 노릇하게 굽는다.

● 볶음 김치 멸치 김밥

밥 1공기, 김치 1컵, 김 2장, 잔멸치 1/2컵, 소금 약간, 식용유 적당량, 간장 1/2큰술, 설탕 1과 1/2큰술, 참기름 1과 1/2큰술

①멸치를 팬에서 볶다가 간장과 설탕(1큰술)을 넣고 볶는다. 김치는 잘게 썰어 참기름과 설탕을 1/2큰술씩 넣고 볶는다. ②밥에 참기름(1큰술), 소금을 약간 넣고 섞는다. 김 위에 양념한 밥을 깐 뒤 김치와 멸치를 넣고 말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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