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등친 간큰 농협 직원들

  • 입력 2006년 6월 27일 03시 01분


국가정보원의 전현직 직원들이 퇴직 후를 대비해 농협에 맡겨둔 90억 원을 몰래 빼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탕진한 농협 직원들이 붙잡혔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지익상)는 국정원 퇴직자 상조회 계좌에 있던 90억 원을 빼돌린 전 농협 직원 지모(59) 씨 등 2명을 26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현 직원 김모 씨의 범행 가담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국정원 퇴직자 상조회가 대외적으로 사용한 잡지사 명의의 돈을 2000년 10월과 2002년 1월 등 두 차례에 걸쳐 각각 60억 원과 30억 원씩 인출해 사용한 혐의다.

지난해 퇴직한 지 씨는 농협 재직 시절 직장 후배인 최모(41) 씨 등과 서류를 위조해 돈을 빼낸 뒤 주식에 투자했으나 10억 원 정도만 남기고 모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 씨는 횡령 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원금 90억 원에 이자 30억 원이 붙은 것처럼 속이려고 4개 통장에 120억 원이 나뉘어 예치된 것처럼 꾸몄다고 검찰은 전했다.

지 씨는 축산업협동조합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1998년부터 국정원 퇴직자 상조회 계좌를 맡아 관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농협 직원들이 횡령한 돈은 국정원 직원들이 갹출해 퇴직 이후 복지나 자녀 장학금 등에 사용하려고 조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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