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기 방송위원 선임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2기 방송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마지막 상임위원 회의를 열고 KBS 계열의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KBS SKY가 신청한 오락 채널 ‘KBS SKY 패밀리’의 등록을 의결했다.
KBS SKY는 2003년 11월과 2004년 2월, 올 3월 세 차례에 걸쳐 가족 오락채널 등록을 신청했으나 지상파 방송의 방송시장 독과점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방송위가 의결을 미뤄 왔다. 이번에 등록된 채널은 퀴즈와 버라이어티쇼 등이 전체 편성의 86.9%를 차지하는 오락 채널로 케이블과 위성 TV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30일 성명을 내고 “KBS가 이미 케이블TV의 드라마와 스포츠 채널을 통해 오락 프로그램을 내보내면서 오락 채널을 추가로 운영하는 것은 국가 기간방송으로서 본분을 망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또 방송위의 결정에 대해서도 “지상파 독과점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매체 간 균형발전을 정책 목표로 삼아온 위원회가 임기 종료 직전에 선심 쓰듯 공영방송사의 오락 채널을 승인해 준 이유를 명확히 밝히라”고 성토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의 독과점 폐해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등록을 보류해 왔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어 의결을 더 미루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방송위가 KBS, MBC, SBS, EBS 지상파 4사에 MMS 시험방송을 허용한 것도 임기 후반의 대표적인 선심 행정으로 지적받고 있다.
방송위는 MMS 시험방송 이후 화질이 떨어졌다는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서야 시험방송 기간을 단축하고 방송 시간도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로 축소 조정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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