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 대사관 공보실에서 일하는 마이크 스텐슨(33·사진) 씨는 한국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혼한 아버지는 약혼녀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가 당시 7세였던 스텐슨 씨를 현지 입양기관에 맡겼다. 그는 임시 가정에서 1년 동안 생활한 뒤 워싱턴 주 애넘클로 타운으로 입양됐다.
그를 입양한 스텐슨 가족은 구성원 총 13명 가운데 9명이 입양 자녀인 대가족. 한국 출신 입양아가 그를 포함해 3명이었고 인도 출신도 3명이나 됐다.
스텐슨 씨는 “주민의 97%가 백인인 마을에서 놀림을 받을 때마다 형제들끼리 위로하며 극복했다”고 말했다.
스텐슨 씨는 1997년 8월 친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어머니의 나라를 사랑하게 됐다”며 “그때 처음 먹은 떡볶이 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들을 안고 눈물을 흘리던 친어머니는 헤어질 때 두 가지를 당부했다. 양부모를 친부모처럼 존경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을 졸업하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양국을 오가며 일하다 2005년 1월 미 대사관에 채용됐다. 스텐슨 씨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두 모국을 위해 일하는 영광을 누리는 셈”이라며 웃었다.
그는 30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개막된 제8회 세계 한인입양인가족대회 이틀째 만찬의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았다.
이 대회는 300여 명의 해외입양 가족이 모이는 행사로 7회까지는 미국에서 열렸으나 올해는 모국인 한국을 알려주기 위해 서울에서 열렸다.
스텐슨 씨는 “내 이야기가 입양인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일주일 동안 연설을 준비했다”며 “한국인도 입양인에게 더 열린 마음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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